▲ 경남 김해 아파트 단지 안 땅굴에 살고 있는 새끼 길고양이를 포획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이창영의 냥냥TV' 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부산】 새끼 길고양이가 머무르는 땅굴을 흙으로 덮어 생매장하다시피 한 일이 알려지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동물복지 감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13일 길고양이 보호단체 ‘함께가자 부산길고양이’ 이창영 구조원의 제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남 김해의 아파트 단지에서 한 관리인이 길고양이가 살고 있는 땅굴을 흙으로 메웠다. 이 관리인은 건물 담벼락을 따라 지반이 침하돼 흙으로 메웠다며, 고양이가 안에 있는지 확인한 후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땅굴에는 생후 약 6주 된 새끼 고양이 네 마리가 있었고, 어미 고양이는 사람을 피해 외부에 있었다. 즉 구조원이 제때 구조를 하지 않았다면 고양이 네 마리는 그대로 땅속에 파묻힐 뻔했다.
▲ 포획된 길고양이 네 마리의 모습. 사진=유튜브 ‘이창영의 냥냥TV' 화면 캡처
아파트 캣맘에 의해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이 구조원은 이날 오후 5시에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나섰다. 흙으로 덮인 땅굴을 파내 입구를 트고 포획틀을 설치해 새끼 고양이를 유도했다. 이후 어미 고양이 또한 포획틀로 붙잡아 무사히 구조를 마쳤다.
구조 작업은 9시간 만인 다음날 새벽 2시에서야 끝이 났다.
이에 대해 이 구조원은 “굴 안에 고양이가 있는지 정확히 확인 후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면서 “별생각 없이 땅을 메웠겠지만, 엄연히 생명이 살고 있는 곳에 이런 일을 하다니 정말 말이 안 나온다”라고 개탄했다. 이 단체는 이번 일에 대해 법적 위반 사항이 없는지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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