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우안의료 상반기 순이익 전년동기대비 최대 2만8200% 증가
- 상하이와 선전 봉쇄로 커화생물 등은 순이익 증가율 마이너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한 아파트 단지 울타리 안으로 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라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코로나19 바이러스 핵산검사와 관련한 중국 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270배의 순이익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기업이 있는 반면 상하이 봉쇄로 생산이 차단되면서 오히려 역성장하는 기업도 나왔다. 다만 중국은 48~72시간 내에 최소 한 차례 핵산검사를 받는 ‘일상화’를 정착시키고, 극단적인 봉쇄도 지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실적은 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중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톈진저우안의료전자와 우한밍더생물과기는 코로나 핵산검사 덕분에 순이익이 대폭 성장했다.
이 가운데 저우안의료는 실적 전망을 통해 상반기 순이익이 151억~155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년 동기대비 2만7500%에서 2만820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주요 원인은 핵산검사 키트 제품 판매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지방정부는 지난해까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이나 아파트 단지에 한 해 의무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말부턴 중국 본토 31개 성·시가 사실상 강제적인 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가 엄격 방역을 촉발시켰다. 상하이의 경우 2500만명 주민 전원을 대상을 한 전수검사가 여러 차례 진행됐다. 수도 베이징도 차오양구 등 대규모 거주 지역에서도 수시로 전수검사가 이뤄졌다.
상하이 봉쇄가 잦아들 즈음엔 48시간 혹은 72시간 룰을 적용하는 도시들도 생겨났다. 이 기간 동안 반드시 핵산검사를 받고 음성인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식당, 대중교통 이용, 건물 진입 등이 차단된다. 생활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일부 지방 정부들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재정난으로 핵산검사에 비용을 받는다. 쓰촨성의 청두시의 경우 3.5위안(약 682원) 가량이 부과된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는 무료이며 지방정부가 비용을 부담한다. 그러나 어떤 식이든 핵산검사 업체에겐 이득이다.
베이징시 정부는 거주지역에서 15분 내에 핵산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도로 곳곳에 검사소를 확대했으며 야간 검사소까지 만들었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를 받지 않으면 생활적 불편과 함께 행정구류와 벌금을 물어야할 수도 있다.
저우안의료는 미국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이 회사는 보고에서 “미국의 전염병 확대로 새로운 검사 키트 제품에 대한 현지 수요가 증가했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자회사 웹사이트와 아마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서도 판매된다”고 주장했다.
밍더생물도 비슷한 배경으로 실적이 크게 뛰어 올랐다. 이 회사는 상반기 순이익이 24억~27억5000만 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밍더생물은 2·4분기의 경우 1·4분기보다 실적이 주춤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핵산검사 제품 평균 가격이 내려간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정부는 핵산검사의 상시화를 위해 관련 기업들에게 가격을 낮출 것으로 요구했고 한 때 1회 비용이 100위안까지 달했지만 현재는 한 자릿수로 내렸다.
또 다른 핵산검사 키트 제조업체 광저우다안지인의 같은 기간 순이익은 33억 위안~37억 위안으로 107%~132%, 광저우진위의학검사그룹은 15억5000만~16억8000만 위안으로 46%~59%, 완타이생물은 25억~27억5000만 위안으로 246%~281% 각각 증가했다.
반면 커화생물 순이익은 상하이 생산 공장이 65일간 제로코로나 봉쇄로 직격탄을 맞아 3500만~5000만 위안에 그쳤다. 1년 전과 견줘 90~91% 급감한 수치다.
커화생물은 “봉쇄로 일부 조업 중단, 연구개발(R&D) 투자 증가, 해외사업 매출 감소 등으로 경영실적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선전시에 시설을 갖춘 화다지인의 순이익도 5억8000만~7억2000만으로 1년전에 비해 34~47% 줄었다.
출산건강·감염예방관리사업 소득이 감소한 것이 이유로 설명됐다. 베이징의 르푸의료 역시 20~30% 떨어졌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통제와 관련 검사가 정상화된 것에서 원인을 찾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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