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대비 주가 39.85% 하락
도이체방크 "저점매수 타이밍"
일각 "현금흐름 관건 신중해야"
2·4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대해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투자은행(IB)의 분석이 나왔다. 강력한 가격 책정 능력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매수를 추천하는 이유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실적발표에서 공개될 현금흐름이 테슬라의 주가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19일(현지시간) 분석보고서에서 오는 20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하는 테슬라에 대한 '단기촉매 매수(catalyst call: buy idea)'를 권유했다.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분기 평균 2.50달러에서 현재 1.80달러까지 하락했다. 올해 2·4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약 24%로, 전분기에 보고된 것(29%)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2·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한다. 중국 생산량 감소에 올해 가동을 시작한 텍사스 및 베를린 공장의 초기 가동비용이 겹친 때문이다.
테슬라의 2·4분기 인도량은 25만4695대로, 전년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8%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인도량이 감소한 건 2020년 1·4분기 이후 처음이다.
월 평균 6만대까지 꾸준히 늘어났던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량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로 올해 4월 1만1000대, 5월 3만4000대로 급감한 탓이다.
다만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마진과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가격 책정 역량이 있고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며 실적 발표 전 단기 매수 기회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은 전년 대비 25~30% 올랐다. 중국 생산 정상화와 텍사스·베를린 신규공장 가동으로 인도량 역시 회복될 전망이다.
이매뉴얼 로스너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올해 전년 대비 50% 늘어난 140만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상반기 부진했던 출하량을 하반기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대비 주가가 30% 넘게 빠진 점도 매수 기회로 꼽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721.64달러로 연초 대비 39.85% 하락했다.
일각에선 이번 실적발표에서 공개될 현금흐름이 테슬라의 주가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줄어든 인도량이 현금흐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 지에 따라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의 2·4분기 잉여현금흐름 추정치는 7억4500만달러로, 전분기(22억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시장 예상치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면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피에르 페라구 뉴스트리트리서치 연구원은 "테슬라는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지 않으면 현금흐름이 막힐 수 있는 사업구조"라며 "2·4분기 인도량 감소로 현금흐름이 간신히 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에 부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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