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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챔프 등극... 장애인 US오픈서 연장전 끝 우승

'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챔프 등극... 장애인 US오픈서 연장전 끝 우승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에서 열린 장애인 US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이승민이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USGA 제공
자폐성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25·하나금융그룹)이 장애인 US오픈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승민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 6번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역시 장애인인 펠리스 노르만(스웨덴)을 연장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승민은 마지막 날 1언더파 71타를 쳐 3타를 줄인 노르만과 최종 합계 3언더파 213타로 연장 승부를 펼쳤다.

올해 창설된 대회의 원년 챔프에 등극한 이승민은 주특기가 드라이버샷이다. 그는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에 대비해 집중적으로 드라이버샷 연습을 했던 효과를 본 것이 우승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지닌 이승민에게 골프는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처음에 발달장애 2급이었던 이승민은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이 점차 발달해 3급으로 조정되었다. 타인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이승민은 골프를 하면서 현재는 언어 구사와 소통 능력이 예전과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날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승민은 마음속으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여섯 차례나 되뇌었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승민의 어머니 박지애씨(56)는 "프로 대회에 수차례 초청해줘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이어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국내에서 자폐성 장애인에 관심이 높아졌다. 미국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변호사가 실제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분이 승민이를 보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아들의 우승 의미를 부여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