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깜짝 반등'을 보여왔던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박스권으로 내려오면서 일시적인 조정인지, 약세장 속 잠시 오르는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6시 1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대비 2.63% 하락한 2894만6863.09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 한때 3170만원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시세가 며칠 만에 10% 가량 급락한 것이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 대장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24시간 대비 4.00% 하락한 201만8040.7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광범위한 암호화폐 매도세의 일부로, 비트코인은 2만 2000달러(약 2883만1000원)∼1만9000달러(약 2489만9500원) 범위에 다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어나는 ‘빅 이벤트’들을 앞두고 시장 내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장 미국에서는 금리인상을 결정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26일부터 열리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이번 주 발표된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29일 발표된다.
이런 굵직한 이벤트들이 지나가도 비트코인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레이 최고 시장 전략가는 "암호화폐는 현재 유동성 자산이기 때문에 연준이 긴축을 이어가는 한 지속적인 랠리를 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또 투자자들의 신뢰를 많이 잃은 상태이며 회복되기엔 시간이 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숀 크루즈는 "코인 시세가 크게 오르기 전에 위험자산 성향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시세의 바닥이 확인됐다는 기술적 지표들을 참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제네시스의 노엘 애치슨은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를 거론했다. SOPR은 비트코인을 5개월 이상 보유하고 있는 장기보유자들의 매수가격과 이를 처분한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다. 1 이하면 장기투자자들이 손실을 실현하고 있는 의미로, 애치슨은 "현재 SOPR가 1 미만을 보이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 1 미만은 가격이 바닥에 가깝다는 신호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글래스노드는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 값이 현재 0.95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MVRV는 시가총액을 실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코인 가격이 고평가 혹은 저평가돼 있는지를 나타낸다. 통상 1 이하면 저점, 3 이상이면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이를 두고 글래스노드는 "바닥을 형성하기 위해 추가 하락 및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이같은 약세장에 투자자들의 지지층이 형성되어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노드는 또 "진짜 바닥 형성이 진행 중일 수 있음을 나타내는 수많은 신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향후 시세를 좌우하는 핵심 관건은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지에 대한 여부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 매수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트코인에 바닥이 확인됐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음에도 변동성이 큰 탓, 대부분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청난 급등세를 보여왔던 코인들이 결국엔 약세장 속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으로 끝났다"며 "이런 일이 여러 번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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