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책마련 지시 다음날에도
"반드시 뿌리 뽑겠단 각오해야"
관계기관 실시간 정보체계 구축
패스트트랙 활용, 엄중 대응키로
최근 일부 대형 증권사의 공매도규정 위반 사실이 알려지며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증폭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공매도 행위를 뿌리 뽑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정부도 불법공매도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구형하고 범죄수익 및 은닉재산 박탈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신봉수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은 28일 오전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불법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본시장의 불법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교란행위에 대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주식시장이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또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금융당국과 검찰 등 관계기관이 관련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공매도가 불법적 거래에 활용되고 있지만, 적발 및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불법공매도 척결을 목표로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공매도 적발 및 처벌 강화와 함께 공매도 제도를 신속히 개선키로 했다.
우선 불법공매도 적발 및 처벌 강화를 위해 공매도와 연계된 불공정거래의 기획조사를 강화한다. 조사 테마 및 대상 종목을 선정해 혐의 발견 시 즉시 기획조사를 하기로 했다.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조사도 강화해 공매도 기획감리를 정례화하고, 혐의 사건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관계기관들이 불법공매도에 대한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을 중심으로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대사건의 경우 엄정히 구형하고 범죄수익과 은닉재산은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거래소와 금감원은 불법공매도 조사 및 전담 조직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 및 대량 공매도 투자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90일 이상 장기 대차·대량 공매도 투자자에 대한 상세 대차정보 보고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공매도 비중 과다(30% 이상) 적출 요건을 신설하고, 공매도 금지일에 5% 이상 주가하락 시 공매도 금지기간을 자동 연장하기로 했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담보비율을 140%에서 120%로 인하하고, 전문투자자 요건을 충족하는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상환기간의 제약이 없는 대차거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불법공매도, 공매도를 활용한 불법행위 척결 없이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확보가 요원하다"면서 "관계기관이 연계해 불법행위를 엄단하고 제도 개선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연계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하는 한편 한국거래소 통보사건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해 과징금도 적극적으로 부과하겠다"면서 "악의적 불법공매도에 대해서는 최근 증권범죄합수단이 복원된 만큼 패스트트랙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 공매도 주문 시 호가 표시를 위반한 사유로 과태료 8억원을 납부했다. 한투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삼성전자 등 938개사 1억4089만주를 공매도하면서 이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점이 지적받았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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