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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쏘카, 우리사주 청약률 고작 17%…수요예측도 흥행 실패 '고평가 논란'

[단독]쏘카, 우리사주 청약률 고작 17%…수요예측도 흥행 실패 '고평가 논란'
박재욱 쏘카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쏘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업정보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모르겠다. 1억까지 대출을 해준다는데, 쏘카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호언할 수 없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더불어 워낙 장이 안 좋아서 빚투까지는 못할 것 같다."(쏘카에 재직 중인 A씨)

8월 코스피시장 입성을 앞둔 쏘카가 우리사주 청약 수량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쏘카가 내부 직원들에게 외면을 받은 가운데 수요예측에서도 기대 이하에 성적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에 이어 상장 철회의 길을 걷게 될지 관심이 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우리사주조합 청약 수량 신청률은 배정된 91만주 중 약 16만주로 약 1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는 총 공모주식수 455만주 중 20%인 91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해 지난 4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최종 청약 수량에 대한 신청을 받았다. 이날 확정된 수량으로 오는 10일 청약을 진행한다.

쏘카에 대한 고평가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사주로 주식을 사들인 직원들이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주가에 크게 손실을 입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사주 청약은 2020년과 지난해 증시 호황기에 직원들이 ‘인생 역전’ 희망을 품게 했지만, 최근 들어 ‘인생 나락’의 상징이 돼버린 모양새다. 우리사주를 통해 사들인 주식은 보호예수 기간 1년 동안 시장에 매도할 수 없어 손실이 커도 손절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쏘카의 한 직원은 "한국증권금융에서 이자를 낮춰 빌려준다고는 하는데 4.4%가 매력적인 금리는 아니다"라면서 " 연차가 높은 사람이나 임원급 직원들은 살 수 있는 만큼 다 사는 분위기지만 저연차 직원들은 여유자금 있는 정도만 하자는 분위기"라고 귀뜀했다.

또 다른 직원도 "당장 상장 후에 주가가 오를 수는 있겠지만 보호예수 기간 1년이 지난 후에는 주가 공모가 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최근 IPO 대어라고 불리는 기업들도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다들 손실로 이어지는 마당에 쏘카라고 주가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실제 우리사주 의무예탁 기간이 만료되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우리사주 청약률 97.8%, 수요예측 경쟁률 1732.8대 1을 기록하며 공모 흥행에 성공했지만, 1년 새 주가가 크게 하락해 직원들의 손해가 크게 불어났다. 이날 카카오뱅크 종가는 3만23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 대비 약 17.18% 떨어졌다.

이어 10일 의무예탁 기간이 끝나는 크래프톤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날 크래프톤은 공모가(49만8000원)에 비해 48.29% 하락한 2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원들은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다. 우리사주 담보대출을 통해 청약에 참여했다가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어서다.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40% 이상 떨어지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 직원들은 본인 회사에 대해 잘 알지 않느냐"며 "지난해와 올해 실적 대비 벨류에이션이 커서 쉽사리 청약을 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증시도 크게 위축되고 경기 침체 우려도 크다 보니 청약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쏘카의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으로 기업가치에 비해 크게 산정됐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모가를 정하기 위해 선정한 10개 기업에 향후 투자할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회사를 포함하면서 기업 가치를 높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진행된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비교그룹 선정에서 고평가 됐다는 시선이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며 “우버와 리프트, 그랩 등과 비교해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우위에 있다”며 고평가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비교 그룹에 국내 전통 렌탈업체인 롯데렌탈 등을 제외하면서 유사성이 낮은 기업 위주로 선정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8월 상장한 롯데렌탈은 이날 공모가(5만9000원)에 비해 35.24% 떨어진 3만81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까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기관 수가 많지 않아 경쟁률이 100대 1에도 못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참여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3만4000~4만5000원)의 최하단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상장 철회까지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쏘카는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고, 10~11일에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