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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새 정부 성공을 위한 개인정보위의 역할

[특별기고] 새 정부 성공을 위한 개인정보위의 역할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 육성이라는 범국가적 과제를 위해 개인정보 보호와 산업 발전이 조화되도록 개인정보 법령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려는 데이터3법 개정 취지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중앙행정기관으로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

그간 개인정보위는 민관협력 자율규제 추진, 입법 수요를 반영한 '개인정보보호법' 전면개정안 국회 제출, 유럽연합(EU)·영국과의 적정성 결정 추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에서 소홀해질 수 있는 개인정보 이슈를 환기하고 안전한 활용기준을 제시해 팬데믹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개발 초기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관점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를 제시해 개인정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더불어 범정부 차원의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의 회색지대를 제거하고 개인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국민이 체감하는 개인정보보호 법·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개인정보 이슈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이후 10년간 복잡하게 발전해 왔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전 영역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산업 발전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개인정보 처리 상황에 맞는 균형 잡힌 법 해석·집행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도 디지털 대전환을 핵심적인 키워드로 국정 목표와 과제를 설정했고, 특히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해 국정운영 방식을 전환하고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최근 시행된 데이터산업법이나 산업디지털전환법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위 역할이 중요하다. 새로운 법·정책이 국민의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는 만큼 국민이 느끼는 걱정과 두려움을 제거하기 위해 개인정보위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나 AI·무인이동체 같은 민간의 기술·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개인정보 중심 설계가 작동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정보 주체의 권리 침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와 감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충분한 예산 확보와 전문인력의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빠른 기술·서비스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실무적 전문성을 보유한 인력이나 국제적인 데이터 흐름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확충해야 한다.
다만, 개인정보위가 혁신을 방해하는 '딴지 거는 규제기관'이 되어서는 안된다. 개인정보가 중요한 보호대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회·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발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균형 잡힌 위원회가 돼야 한다. 코로나19에 이어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개인정보위가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반을 만드는 중추적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