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침수 중고차 피해 우려
중고차업계 보상 프로그램 강화
서울·수도권 일대에 8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7000여대의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직영 중고차 업체들은 판매한 차량이 침수차일 경우 전액 환불은 물론 추가 보상금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보증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직영 중고차 업체인 케이카는 당초 이달 종료할 예정이었던 '침수차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9월 30일까지 한 달 더 연장키로 했다. 차량을 구매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케이카 차량 진단 결과와 달리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판명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등을 전액 환불해주고 추가 보상금을 지급한다.
특히 케이카는 침수 이력이 확인되면 추가 보상금을 기존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케이카는 자동차의 내·외부 사고 및 교체, 엔진, 변속기 등 성능 진단을 비롯해 침수, 자기 진단, 도막 측정 등을 진행하며 침수차의 경우 매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자 침수차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침수차는 절대 매입하지 않지만 최근 집중 호우로 침수차 구매 피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직영 중고차 오토플러스의 비대면 브랜드인 리본카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강화하고자 '침수차 책임 보상 프로그램'을 9월까지 진행한다. 침수차를 취급하거나 판매하지 않지만 침수차에 대한 고객의 걱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만약 구매한 차량이 침수차인 것으로 확인되면 차량 가격의 100% 환불은 물론 취등록세의 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준다. 이와 함께 300만원의 추가 보상금도 함께 지급한다.
차량 침수사고는 엔진 흡입구를 통한 빗물 유입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나 최근 출시된 차량에는 전장 부품이 과거 보다 더 많이 탑재돼 있는데, 이미 침수가 된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차량 부품 등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수리를 하더라도 원상복구가 사실상 어렵다.
전손 침수차의 경우 폐차가 원칙이지만 일부는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중고차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특히 이번 폭우로 외제차가 많은 서울 강남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고가의 수입차의 경우에는 폐차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침수차를 속아 구입한 경우 소비자들의 피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며 "침수차 보증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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