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에 구현된 '주식차트 파도타기' 게임 화면. 유진투자증권 제공
[파이낸셜뉴스] 보수적인 증권사와 메타버스 플랫폼의 만남?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혁신을 노리고 있는 증권업계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에 '주식차트 파도타기' 게임을 선보였다.
‘주식차트 파도타기’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의 미니 게임이다. 메타버스 캐릭터를 조작해 주식차트 형태의 파도를 타며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주요 해외종목(애플, 알파벳A, 테슬라, 나이키, 코카콜라, 스타벅스)의 실제 주식차트를 반영한 6개의 파도 모드가 마련돼 있다.
핵심 콘텐츠는 ‘보석 아이템(정보석)’이다. 차트의 주요 변곡점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템으로 파도타기 게임 과정에서 획득 가능하다. 5개 정보석으로 하나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으며, 모든 정보를 열람할 경우 불로소득을 의미하는 ‘불로초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게임에서 획득한 코인은 ‘여의도 증권맨’, ‘동학농민수트’와 같은 캐릭터 코스튬 구매에 활용하면 된다.
스타트업 '획기획'이 개발해 운영 중인 ‘제조도’는 인디펜던트 워커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획기획은 ‘제조도’를 통해 재택 근무자, 프리랜서 등을 위한 다양한 브랜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 코바코, 고용노동부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해 메타버스 세계관을 확장해 왔다. 최근에는 가상 부동산 대체불가토큰(NFT) 아파트 분양 서비스도 선보였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증권사가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쇼케이스 월드맵인 '스페이스(Space).한투'를 지난 달 구축했다.
우주공간 콘셉트로 디자인된 'Space.한투'는 공모주 청약과 금융상품, 트레이딩, 퀵뷰 등 MTS 기능별 행성, 각종 축제가 열리고 행성을 연결하는 허브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제페토는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로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지난 2018년 8월 출시된 제페토는 1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지난해 기준 2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현된 쇼케이스 월드캡 '스페이스(Space).한투' 화면. 한국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은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에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최근 NH투자증권은 레드브릭이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리드했다. 이 계약에는 기존 투자사인 F&F파트너스와 신규 투자사 아이온자산운용, YG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2018년 설립된 레드브릭은 메타버스 창작의 대중화를 위한 툴을 제공한다. 코딩 교육 툴을 만들었던 레드브릭은 코딩에 익숙지 않은 사용자들도 쉽게 메타버스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레드브릭은 이번 투자를 통해 웹 3.0 기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레드브릭은 웹 3.0 기반의 '메타버스계 유튜브'를 목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웹 3.0과 메타버스가 전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향후 거대한 시장이 형성돼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했다.
증권사들의 메타버스 사랑은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송경재 유진투자증권 전략기획실장은 “주식투자에 관심이 높은 MZ세대 대상으로 건강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획기획’과 협업해 이번 게임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MZ세대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이들이 건전하고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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