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소유가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공유경제 범위가 무한 확장되고 있다. 1인 가구, 소자본 창업 등 새로운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해 필요한 물건, 공간, 서비스 등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빠르게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속에서 문턱이 낮아진 비대면 서비스 및 플랫폼 사업들이 공유경제와 접목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잇따라 등장했다.
■목적, 사용자에 맞게 공유 서비스 세분화
1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배달전문 공유주방 플랫폼 '키친밸리'는 어려운 외식 시장을 극복하고 소비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비대면 사업에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19년 첫번째 글로벌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키친밸리는 이후 중국,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 등 전세계에 동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키친밸리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유주방 업체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1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지점마다 20호실 이상의 주방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총 500곳의 주방이 배달 전용 식당으로 활용된다.
공유주거 서비스는 1인가구의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맞춤 생활 공간을 제시하며 급부상했다. '홈즈스튜디오'는 방해받지 않는 개인 공간을 제공하면서 혼자 사는 집이 좁아 누리기 힘든 편의 서비스를 공유 형태로 제공한다. 라운지, 루프탑, 라이브러리 등의 생활의 가치를 높여주는 다양한 여유 공간이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다. 공유주거이기 때문에 함께 거주하는 인원에 따라 임대료, 보증금, 관리비 등을 나눠 내게 된다. 1인가구는 적은 금액으로 넓고 편안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고, 보안 시스템도 더 잘 갖춰질 수 있다.
일회성으로 차를 공유하는 것에서 진화된 월 구독형 카셰어링 서비스도 나왔다. 지난 7월 휴맥스모빌리티의 친환경 기업 차량공유 서비스인 카플랫은 커뮤니티 내, 친한 지인끼리 손쉽게 차량을 공유할 수 있는 '우리끼리카'를 선보였다. 가족, 친구, 회사 동료, 아파트 입주민 등 최대 5인까지 커뮤니티를 형성해 이용료를 나눠내며 차량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1개월 단위로 구독과 해지가 가능하며 앱을 통해 월 대여료를 간편하게 나눠낼 수 있다.
■공유경제 규모 3년만에 9배 이상 성장
초기 시장인 공유경제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공유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04억원이었던 개인 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공유경제 규모는 지난 2018년엔 약 1978억원으로까지 성장했다. 통계청은 최근 지역내총생산(GRDP)에 암묵적으로 반영되고 있던 공유경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국세청도 산업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신종 사업에 대한 세원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숙박공유업 업종분류코드를 신설한 바 있다. 숙박공유업으로 등록된 사업자는 2020년 168개이며 매출액은 13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공유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면서 하나의 공간, 물건, 서비스 등을 나만 소유하는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 주고 받거나 공유의 형태로 이용하는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며 "산업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공유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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