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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프랑스 샴페인 업계의 '젊은 피' 기욤 봉발레가 만드는 봉발레 '봉발레 로제 수프림'

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파이낸셜뉴스] 방금 꼭지를 틀어 딴 배를 한 입 배어문듯 신선하고 고급스런 아로마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입안에 들어오자마자 입속을 금방 부풀려버리는 기포는 대담하기 그지없다.

'봉발레 로제 수프림(Champagne Bonvalet Rose Supreme)'을 접하며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이 스쳐갔다.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보다 더 먼저 생각난 게 있다. 강렬한 바이올린 연주가 짧고 빠르게 몰아치는 비발디의 사계 여름 3악장 도입부다. 여름철 세차게 내리치는 폭우 그 자체를 표현한 선율이 무척이나 닮아있다. 그것도 여성의 섬세한 연주가 아닌 마치 현을 끊을듯한 강렬한 활놀림을 하는 이무지치의 연주가 생각났다.

와인도 사람도 서로를 닮는다. 자연의 날 것 모두를 빨아들인 포도송이도, 그 포도로 와인을 빚는 양조자도, 코르크를 여는 사람도 한 잔의 와인 앞에 서있는 눈빛은 하나다.

프랑스 샴페인 업계의 떠오르는 '젊은 피' 기욤 봉발레(Guillaum Bonvalet)가 만든 '샴페인 봉발레 로제 수프림'을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며칠전 여름 저녁에 만났다.

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병을 기울이자 옅은 주황색의 향긋한 액체가 거품을 일으키며 쏟아진다. 하얀 거품이 잦아들자 황금빛이 언뜻언뜻 스쳐가는 잔에서는 갓 구워낸 빵에서 나는 이스트 향에 잘 익은 배, 청사과, 흰꽃 향이 어우러진 아로마가 올라온다.

입에 넣어봤다. 아주 잘 익은 배 향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수확 후 며칠 숙성이 이뤄진 그런 배 맛이 아니다. 그냥 수목에서 바로 떼어내 한 입 배어물면 주르륵 과즙이 입술 사이로 흐르는, 풀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그런 신선한 아로마다. 잔에서 느끼던 청사과, 흰꽃 향도 문득문득 스쳐간다. 아로마를 느낄때쯤 기포는 벌써 입속에서 난리가 났다. 와인을 따를때 이미 눈치 챘지만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입속을 금새 잔뜩 부풀려놨다. 조밀하지도 섬세하지도 않은 거친 거품인데 이게 꽤 매력적이다. 갓 스무살을 넘겨 넘치는 끼와 에너지를 주체못하는, 다듬어지지 않은 그 청년같은 모습이 너무 싱그럽다. 얼마 전 만난 '샴페인 봉발레 브뤼 수프림(Champagne Bonvalet Brut Supreme)'도 다채로운 아로마와 힘찬 기포가 특징이었는데 이 와인은 좀 더 팽팽하다.

기포가 사라지고 입속이 좀 정리될때쯤 강한 신맛과 함께 단맛이 함께 들어온다. 그러나 과실의 진한 아로마에서 오는 기분좋은 단맛이다. 신선한 아로마로 시작해 강력한 기포와 산도가 긴장감을 잃지 않는 좋은 와인이다.

그러고 보니 상파뉴의 '젊은 피' 기욤 봉발레도 닮아있다.
기욤 봉발레는 파리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후 고향 상파뉴로 돌아와 때땡저(Tattinger), 로랑 페리에(Laurent Perrier) 등 유명 샴페인 하우스에서 양조법을 익힌 후 2012년 "내 이름을 건 샴페인 하우스를 세우겠다"며 샴페인 하우스 '봉발레'를 설립했다. 2012년 봉발레 브뤼 수프림을 선보인 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어느새 샴페인 명가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에 근접한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현재 프랑스 근위대의 공식 샴페인이며 벨기에에 위치한 BMW, 미니 지사의 공식 샴페인으로도 지정됐다.
고급스럽지만 팽팽한 아로마, 거친듯 대담한 기포까지..사계 여름 3악장 폭풍 운율이..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