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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을 지붕 없는 야외 갤러리로..뚝섬에서 만나는 K-조각

영국 프리즈와 날짜 맞춘 특별 전시로 K-조각 세계화 기반 마련
크라운해태 허니버터칩 흥행 뒤에 숨은 조각 예술가 후원
수마 딛고 뚝섬 한강변에 실내·실외 전시로

[파이낸셜뉴스]
한강변을 지붕 없는 야외 갤러리로..뚝섬에서 만나는 K-조각
윤영달 K-스컬프처 조직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16일 서울 뚝섬한강공원 특설 실재전시장에서 진행된 '2022 한강조각 프로젝트 낙락유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회장은 "한국의 조선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한국의 조각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니라나 조각은 K-팝, K-드라마처럼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16일 서울 뚝섬한강공원 특설 실내전시장에서 진행된 '2022 한강조각 프로젝트 낙락유람'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윤 회장은 허니버터칩, 홈런볼 등을 히트 시킨 제과 회사의 수장이지만 한국 예술, 특히 조각 분야에 대해 수십년간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윤 회장은 지난해 사단법인 K-스컬프처 조직위원회를 만들고 초대 조직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성복 K-스컬프처 운영위원장(성신여자대학교 교수)은 "15~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예술을 후원한 메디치가가 있었던 것처럼 윤영달 회장은 한국 조각을 꾸준히 지원했다"며 "20년전부터 100여 차례 조각 전시 개최를 후원했고, 올해로 2년째 야외 조각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변을 지붕 없는 야외 갤러리로..뚝섬에서 만나는 K-조각
뚝섬 한강공원 야외에 마련된 조각작품 뒤로 I SEOUL U라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 뚝섬 한강공원 야외에는 302점의 국내 대표 조각작품들을 8월20일부터 9월 21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와 연계 목표
K-스컬프처 조직위원회는 크라운해태제과, 서울시와 함께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 '낙락유람(樂樂遊覽)'을 8월 20일부터 9월 21일까지 33일간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개최한다.

낙락유람은 '조각 작품을 관람하면서 즐겁게 강변을 거닐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한강 흥 프로젝트 조각전'으로 최초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가 서울에서 9월 2일부터 5일까지 개최됨에 따라 전세계에 K-조각을 선보일 목적으로 마련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302인이 참여해 총 1100여점의 작품을 뚝섬 한강공원 실내(813점)와 실외(302점)에서 선보인다.

윤 회장은 "당초 야외 전시를 뚝섬 한강공원, 여의도, 반포 등 총 3곳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인해 뚝섬 한강공원 한 곳으로 옮기고 실내와 실외전시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미술시장의 경우 회화 중심으로 발달해 있어 1차 마켓(갤러리)과 2차 마켓(경매)에서 조각의 수요는 크지 않다. 특히 대형 야외 조각의 경우 공공미술을 제외하고는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아 대형 야외 전시를 통해 K-조각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세계화에도 디딤돌을 놓겠다는 복안이다.

김성호 총감독(미술평론가)은 "한강 조각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유형의 시민 개방 전시 모델을 만들자는 의도와 함께 프리즈와 연동을 통해 K-조각을 세계 곳곳에 알릴 수 있는 전초 기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변을 지붕 없는 야외 갤러리로..뚝섬에서 만나는 K-조각
뚝섬유원지역 인근 한강공원에 설치된 실내 특별 전시장 외부 모습.

■초대형 실내 전시장에서 만나는 한조각 예술 감성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 2번 출구로 나서서 한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야외에 전시된 302점의 조각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야외에 전시된 작품을 보며 걷다 보면 대형 천막으로 만들어진 실내 전시장을 마주하게 된다.

실내 전시전을 총괄한 김윤섭 전시감독은 "텐트 형태의 특별 전시장은 폭 25m, 길이 50m, 높이는 10m로 홍콩 아트 바젤 등에서 진행되는 천막 형태의 아트페어와 유사하고 국내 한정으로는 최대 규모"라며 "야외에 설치된 302인의 작가의 작품을 선별해 2~3점을 실내 전시전에서 추가로 만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화 되진 않았지만 프리즈를 통해 한국을 찾는 글로벌 예술인 등에게도 초청행사를 진행하고, 원할 경우 콜렉터와 작가를 연결하는 다리도 놓을 예정이다.

낙락유람 전시전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조각가가 총출동했다. 김영원, 이점원 등 원로 조각가를 비롯해 전강옥, 민성호, 심성복 등 최전성기를 맞은 중견 조각가는 물론 신진 조각가들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다.

실내 전시의 경우 시대별, 작가별로 작품을 나열하기 보다 철저히 관람객의 입장에서 주제별, 사용한 재료별, 색감별로 지루하지 않게 배치했다. 작품 설명과 안내를 위해 큐레이터와 도슨트 6명도 전시 기간 상주할 예정이다.

전시를 보러 한강을 찾은 시민은 물론 우연히 한강에서 산책하는 시민들에게도 한조각 예술적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오는 9월 3이로가 17일에는 국악 공연인 낙락음악회를 2회에 거쳐 개최할 예정이다.

한강변을 지붕 없는 야외 갤러리로..뚝섬에서 만나는 K-조각
김윤섭 전시감독(가운데)이 낙락유람 실내 전시관에서 전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