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5.36p 하락, 2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연고점을 돌파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 달 간 펼쳐진 안도랠리도 최근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상승 동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기술적 경기선으로 불리는 120일선 저항을 받고 있기 때문에 9월 FOMC까지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것이란 증권가 관측이 나온다.
한달 만에 상승동력 잃은 증시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2492.69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2500선을 상회하며 베어마켓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상승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코스닥지수의 하락 폭은 더욱 가팔랐다. 810선으로 회귀했다. 최근 3거래일 간의 하락률은 2.46%다.
8월 코스피·코스닥지수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강달러 기조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의 매도세가 나타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19일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며 1327원을 돌파했다. 직전 거래일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달러 인덱스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부터다.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 강세의 한 요인 '유럽 경기침체'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의 원인을 유럽 지역에서 찾는다. 유럽은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난이 심화되며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주도했다. 경기와 고용이 견조한 미국과 달리, 유로존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 지수에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주요 매크로 이슈들은 상반기 가격 조정을 통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 고점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확연히 줄었다"며 "당분간 시장은 지수보다 철저한 종목 장세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며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택은? 25일 금통위·잭슨홀 미팅에 쏠린 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AFP 연합뉴스
향후 국내 주식의 향방은 환율과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로 환율(1325원)은 최고치, 외국인 지분율(29.5%)은 최저치다. 물론 역사적 최고, 최저는 아니지만 최근 흐름에 비춰볼 때 외국인들이 직면하는 가격은 더 싼 상황이고, 수급은 비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펀드 붐(기관 주체)이 불었던 2004~2007년과 동학개미운동(개인 주체)이 일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 항상 코스피 움직임을 주도해 왔다"며 "현재 유럽 상황을 볼 때 달러 강세가 진행형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싼 환율과 빈 수급이라는 매력을 외국인들이 공략할 경우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과 외국인 수급의 개선 여부를 점칠 이벤트로 시장 참여자들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하고 있다.
또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잭슨홀 미팅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사는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집중돼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대표 인사들이 일제히 모이고 과거에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들이 여러 번 제공된 잭슨홀 미팅에 대한 주목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이 회의에서 나올 발언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할 것이고 이것이 시장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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