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로 혜택 못받는 현대차
정부와 대응 방안 찾기 안간힘
조지아주 공장 조기 착공설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긴급하게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직접 현지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3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여파 등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외 대관업무를 맡고 있는 공영운 현대차 사장도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큰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차종에서 제외됐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아이오닉5와 EV6 등을 포함, 100%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다.
법 발효 이전에 계약한 아이오닉5나 EV6 등은 연내 출고분에 한해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두 차종의 경우 '백오더'(대기물량)가 상당한 만큼 올해 판매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제조사별로 연 20만대 보조금 지급 제한규정까지 사라진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한국산 전기차는 판매절벽에 내몰리고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전기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부와 협력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미국 재무부가 기준을 정하게 돼 있다"며 "가급적 우리 업계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되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로 한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 시점을 내년에서 올해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목표는 오는 2025년 상반기 완공 및 전기차 양산이었는데, 이 같은 계획을 6개월가량 앞당겨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층 세부일정 등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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