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확산에 기관 투자자 외면
설상가상 신용등급 강등 겪어
대표주관 증권사 6곳 부담 가중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민간석탄발전사 삼척블루파워가 다음달 공모 회사채 발행에 재도전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가 강화하는 자본시장에서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 강행은 주관사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다음달 5일 공모채 2·3년물 총 2400억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예정일은 같은 달 15일이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총 6곳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4월 18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6월 수요예측에서도 한 건의 인수 주문을 받지 못한 바 있다.
ESG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이 석탄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여파다. 결국 이번 수요예측에서도 총액 인수를 책임지기로 한 주관 증권사들이 해당 물량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6곳은 과거 삼척블루파워와 회사채에 대해 총액인수 확약을 맺어놓은 상태라 '울며 겨자 먹기'로 주관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신용도도 올들어 악화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현승희 나신평 연구원은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비우호적인 산업환경, 제도변경으로 사업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량을 제약하는 전력시장 개편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2030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석탄발전 가동중단 계획이 발표된 것에 주목했다.
현 연구원은 "석탄발전에 비우호적인 자본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금리인상 기조 속 회사채 차환이 불가피해 회사의 시장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25일 기준 총 4800억원 규모로 오는 9월 500억원, 2023년 1500억원, 2024년 1000억원, 2025년 1800억원 규모로 만기가 도래한다. 기업어음(CP) 잔액은 1500억원 규모다. 해당 CP의 만기는 30일 이내로 모두 한 달 내에 현금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
이자 비용 부담도 커졌다. 가령 올해 4월 공모채 3년물 표면이율은 연 5.648%로 지난해 6월 동일 조건 이율(연 3.391%) 대비 2%p 이상 올랐다. 기간을 넓혀 2019년 9월 공모채 3년물 금리(연 1.892%)와 비교하면 조달 비용은 3배로 뛰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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