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오른쪽)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이 지난 26일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열린 K9자주포 계약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한화디펜스 제공
한화디펜스는 지난 26일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155㎜ 탄약류 등을 공급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1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계약식에는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사 세바스찬 추와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27일에 폴란드와 맺은 기본 계약을 토대로 수출 대상 장비의 수량과 금액, 납품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1차 실행계약'이다. 이를 통해 한화디펜스는 우선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전체 기본 계약 범위 중 일부만 확정한 것임에도 K9 자주포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또 2차 실행계약도 앞두고 있어 현재 52% 수준인 K9 자주포의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디펜스는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폴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NATO 동맹의 핵심인 영국과 미국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국 기동화력체계(MFP) 사업에 탄약장전이 완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되는 최신 K9A2 자주포를 앞세워 경쟁에 나서며, 미국 사거리연장 자주포 사업(ERCA)에도 K9A2의 핵심기술을 제안하는 등 세계 최대 방산시장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이부환 해외사업본부장은 "K9은 전 세계 9개 국가가 사용하는 가장 기술력이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이며, 특히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K9 유저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폭넓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향후 NATO가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서의 입지와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는 다음달 6일부터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MSPO 전시회에 참가해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 현지 시험평가 추진 등 레드백에 대한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 추진한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이 호주 차세대 궤도형 장갑차 사업(LAND 400 Phase 3)의 최종 후보 기종인 레드백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형급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혀 향후 추가적인 수출도 기대된다.
이번 폴란드와 계약에는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외에도 ㈜한화 방산부문의 155㎜ 탄약류가 포함됐으며 향후 ㈜한화 방산부문에서 생산하는 정밀유도미사일과 레드백 플랫폼에 대전차유도미사일 체계를 탑재한 차세대 장갑차 등을 폴란드에 제안할 계획이다. 계열사 통합을 통해 방산 3사 제품의 패키지 판매가 가능해지고 서로 호환되는 제품을 결합한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도 가능해져 향후 국내외 수요창출을 위한 시너지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계약 이행을 위해 연내 폴란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며 이를 유럽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호주법인 설립에 이어 폴란드, 영국 등 전세계 주요 거점에 영업과 생산을 위한 전진기지를 확보하고, 통합하는 방산계열사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방산시장 점유율 확대도 가속화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는 "실행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등 군과 정부기관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이번 방산계열사 통합으로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고 첨단기술 개발에 매진해 자주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대표 방산기업이 될 것이며 '글로벌 1등 무기체계'를 지속 발굴하고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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