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하라." 30일 LIG넥스원의 주주 커뮤니티에 한 투자자가 남긴 짧은 탄식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9일 장중 10만8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나 종가 기준으로 이틀 연속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강한 금리인상 의지를 밝히면서 국내 증시 주도주로 꼽히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도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테마 성격의 업종들이 아니다"라며 "대장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업종 내 저평가된 종목들을 함께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주 3강'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보다 3.39% 떨어진 7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항공우주는 2.79% 내린 5만9300원에, LIG넥스원은 1.43% 빠진 10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2% 넘게 빠지며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29일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날 보합으로 마친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도 이날 2.03%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차익실현에 따른 단기 조정이라고 설명한다. 최윤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잭슨홀 미팅을 소화한 후 낙폭이 과대 반영됐다는 인식에 소폭 반등했다"라며 "이와 반대로 (29일 상승한 업종의 경우)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한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태조이방원 업종의 상승세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업종 안에서 인기 매수의 순환인 '순환매' 전략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태조이방원의 최근 강세에 대해 "일반적인 매크로 현상에서의 수요·공급이 아닌 정책이나 정치적인 현상에 따른 수요·공급으로 봐야 한다"며 "단기 테마 성격의 과열이 아닌, 투자의 시대가 낳은 산물이라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기술적 반등을 염두에 둔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라며 "외국인의 수급이 기술적 반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은 저평가된 종목을 순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산업종에서도 부품생산업체들은 이날 3%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엠코리아는 전날 대비 4.22%, 풍산은 3.79% 올랐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개별 업종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당분간 구간이 짧은 순환매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