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 가을 첫 분양인 9월 한달 간 전국적으로 5만40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분양시장의 큰 장이 선다.
다만, 경기 불확실성과 맞물린 금리 인상 기조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청약 흥행'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여기에 과반 이상이 미분양 우려가 큰 지방에서 공급되면서 분양 단지 입지에 따른 청약 양극화도 한층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한달간 5만4000여 가구 풀린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 63곳에서 총 5만4620가구(임대 포함)가 분양된다. 동월 기준으로 2015년(5만7338가구)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중 수도권 2만112가구, 지방 3만4508가구가 공급된다. 지방 물량은 부동산R114가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많다.
9월 분양 시장 큰 장이 열리는 것은 기준 금리 인상과 분양가상한제 개편, 분양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연기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의 경우 당초 분양계획 물량은 전국 총 5만6394가구였지만, 월 말 분양실적은 3만8628가구로 계획대비 68% 수준에 그쳤다.
분양 일정 지연으로 9월 계획 물량이 급증했지만, 전부 실적으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미분양 우려나 분양가 협의 문제 외에도 9월 초 추석 연휴와 규제 지역 추가 해제 이슈로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서울은 정비사업 분양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9월 송파구 가락동 '가락현대5차소규모재건축(더샵)' 179가구만 예정돼 있다. 공급 가뭄 해갈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1만2450가구)는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2633가구)', 평택시 장당동 '평택석정공원화성파크드림(1296가구)',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1180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이 풀린다.
인천(7483가구)은 서구 '인천검단금강펜테리움(1049가구)', '검단신도시우미린클래스원(875가구)' 등이 공급된다.
■지방 '미분양 사태' 우려도
지방은 충남 8267가구, 경북 6833가구, 경남 4852가구, 대전 2,607가구, 부산 2572가구, 충북 2148가구 순으로 풀린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구미하이테크밸리대광로제비앙(2740가구)', 경북 포항시 대잠동 '힐스테이트더샵상생공원(2670가구)',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자이더샵SK뷰(2276가구)'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9월 전체 분양 물량의 과반 이상(3만4508가구)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에서 공급되는 셈이다. 침체된 지방 주택시장의 여건을 감안하면 청약시장의 주춤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확대, 분양가 상승, 낮아진 시세 차익 기대감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며 "분양 물량은 풍성하지만, 청약 당첨자의 이탈 사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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