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公 사장 취임 1년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 전반 지원
파라과이 경전철 수주 팀코리아 성과
국가간 사업 도전적인 조직문화 필요
법정자본금 5000억원에 묶여
적기 투자 한계 2조 상향 추진
8월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본사에서 이강훈 사장이 정부간(G2G) 협력을 통한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PPP)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에 '제2의 중동 붐'을 주문하면서 정부가 임기 내 해외건설 수주 연간 500억달러(약 67조2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은 만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간(G2G) 협력을 통해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PPP) 확대가 필수적입니다."
8월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본사에서 만난 이강훈 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설계·조달·시공(EPC)만 수주하던 시절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후발주자들이 참전하면서 이미 끝났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무적 투자까지 함께하는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PPP)이 대세로 떠오른 만큼, KIND는 사업을 발굴하고 연계해주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IND '팀코리아'의 구심점이 되다
KIND는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2010년 716억달러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자, 투자개발형 사업의 발굴부터 개발·금융지원까지 사업 전 단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8년 6월 설립됐다. 설립 이후 10개국, 16개 사업에 2억9000만달러를 직접 투자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EPC 수주액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거둬들였다.
이 사장은 "국내 기업과 공공·금융기관 등으로 구성되는 '팀코리아'의 대표 기관으로 KIND가 구심점이 돼, 해외 PPP 사업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다시 민간사업자들의 참여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며 "특히 PPP가 제도적으로 잘 마련된 선진국과 달리,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는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수출입은행·코이카·다자개발은행(MDB) 등을 포함하는 종합금융구조를 만들어 사업 발굴 부터 운영·유지까지 모든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ND의 가장 성공적인 PPP 사례로는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과 방글라데시 사업을 꼽았다. 특히 파라과이 경전철 사업은 KTX를 가진 세계 5번째 철도 강국임에도 수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철도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그는 "파라과이에 PPP 관련법이 없어 특별법안을 만드는 걸 지원하며 현대엔지니어링, 현대로템, 인천교통공사 등과 팀코리아를 만들어 수주 직전 단계에 와있다"며 "파라과이 정부가 한국을 좋게 생각하며 최근 관세청 통관시스템, 국도1호선, 공항, 댐과 관련된 수력발전 등 투자와 기술이전을 해달라는 니즈가 생기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방글라데시와는 국가간 'PPP 조인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2019년 방글라데시 내 도로, 철도, 교량 등 5개 사업의 우선사업권을 확보했다.
■법적지위 확보·자본금 확대 최대 과제
취임 1년 만에 공격적이면서도 과감한 스타일로 다수의 사업을 성사시킨 이강훈 사장의 슬로건은 '공감과 배려'다. 그는 "설립 4년의 신생조직인 만큼 구성원들이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 주문한 게 공감과 배려"라며 "다만 정부와 함께 일을 하고, 민간기업과 함께 해외로 나가야 하는 공공기관인 만큼 스타트업 같은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도 겸비한 조직문화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가 2년 남은 이 사장의 최대 과제는 공사의 법적 지위와 자본금 확대다. 현행 대외무역법상 물품 등에 대한 G2G 수출 계약 전담기관으로 코트라가 규정돼 있다, KIND가 G2G 계약의 주체로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려면 일반상품과 건설부문으로 이원화가 시급하다.
턱없이 부족한 자본금 한도도 걸림돌이다. 이 사장은 "법정자본금 한도가 5000억원인데 이미 투자한 금액이 4500억원에 달해, 법정자본금을 2조원으로 상향하는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경영진들과 잘 소통하며 애써준 직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계획과 사업을 잘 점검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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