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인해 일하기 좋은 기업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연봉보다는 복지, 재택근무 등이 좋은 기업의 필수 요건으로 떠올랐다.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은 올 1월부터 6월까지의 상반기 잡플래닛 내 기업 평가를 토대로 '2022 상반기 결산' 일하기 좋은 기업을 선정했다.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는 한국중부발전
1일 잡플래닛은 각종 기업 평가를 토대로 모든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 점수를 받은 '종합 부문' 순위를 공개했다. 기업별 △총만족도에 △급여·복지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승진기회·가능성 등 5개 항목을 더해 10점 척도로 표기했다.
그 결과 한국중부발전이 총 8.86점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 종합 부문 1위에 올랐다. 2022년 상반기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른 한국중부발전은 이미 잡플래닛 선정 '2022 주목할 기업' 종합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급여·복지(4.77점), 워라밸(4.58점), 사내문화(4.19점) 등 전 부문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록한 한국중부발전은 실제 리뷰에서도 "유연 근무가 자유롭고 눈치 보지 않는 수평적인 분위기", "급여와 복지가 좋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근무 지역이었다. "발전소들의 공통적인 단점 오지 근무", "연고가 없는 곳에 발령하면 힘들다. 적응만 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리뷰가 많았다.
2위는 세계적인 3대 컨설팅펌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로 8.74점을 받았다. 구성원들이 많이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는 점, 급여가 만족스럽다는 리뷰가 많았다. 만족도 점수에서도 승진·성장가능성(4.7점), 급여·복지(4.9점), 사내문화(4.5점), 경영진(4.1점)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워라밸 부문은 3점으로 다른 부분에 비해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다른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한 구성원들도 워라밸에 있어서 만큼은 "야근이 많음. 극악의 워라밸"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코리아는 8.69점으로 3위에 올랐다. 매년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서 상위권을 놓친 적 없는 구글은 올해도 종합 3위,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2위에 올랐다. 구글코리아는 승진·성장가능성(4.08점), 급여·복지(4.31점), 워라밸(4.35점), 사내문화(4.54점), 경영진(4.27점) 등 5개 전 부문에서 4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친구에게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92%가 추천하겠다고 답했고, 성장 가능성 73%, CEO지지율 85% 등 평가 대상이 되는 전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한국 오피스 특성상 "로컬팀의 권한과 자율이 적음", "글로벌 레벨에서 구글코리아의 목소리가 크지 않다고 느껴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대기업 부문 1위는 네오플
일하기 좋은 기업 대기업 부문 1위는 넥슨의 계열사이자 '던전앤파이터(던파)', '사이퍼즈'의 개발사 네오플이 8.52점으로 대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전체 기업 중에선 7위다. 직원들은 따로 돈 쓸 일이 없을 정도로 회사에서 챙겨주는 복지가 많다는 점에 대해 크게 만족했다. 삼시 세끼를 제공해주고, 셔틀 버스 등을 운영하며 심지어 밥도 맛있다고 한다.
네이버웹툰은 8.45점으로 대기업 2위, 전체 순위는 10위를 차지했다. 웹툰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듯 대부분의 항목에서 4점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급여·복지 부문이 4.46점으로 가장 높았다. 구성원들은 "잡플래닛 평점이 좋은 이유가 있다"며 "비개발 초봉이 높고, 인센티브도 많이 준다. 복지도 네이버와 그대로다. 풀재택 근무, 네이버 이용권, 삼시 세끼 무료, 3년 근속 시 6개월 휴가, 워케이션, 실비보험, 스톡옵션, 덕업일치, 젊은 직원들, 자유로운 분위기" 등 장점을 상세히 남겼는데, 전현직원들의 리뷰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다수 언급됐다.
NH투자증권은 8.36점으로 대기업 3위, 전체 순위 11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잡플래닛 선정 '2022 주목할 기업' 중 급여·복지 부문에서 대기업 1위에 오른 바 있다. 역시 이번 평가에서도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은 급여·복지 부문으로 4.42점을 기록했다. 현직원들은 "증권계의 공무원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좋다. 연봉 높고 근무강도 적절하고 기업문화, 복지 좋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반면 "보수적인 분위기"와 "수직적 문화", "정규직과 계약직 차별" 등이 단점으로 나왔다.
■공기업·외국계 기업 가치 재조명
중견·중소기업 부문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는 글로벌 마테크(Mar-tech·마케팅과 기술의 합성어) 전문 기업인 AB180(에이비일팔공)이 8.31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전체 순위로는 13위다. 전 세계 최초로 페이스북 파트너십 프로그램 2개 분야에 선정돼 페이스북 데이터를 공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잡플래닛 선정 2022 주목할 기업 1위에 올랐던 루닛은 8.13점으로 중소·중견기업 부문 2위에 올랐다. 루닛은 딥러닝 기술 기반 인공지능(AI)을 통해 암을 포함한 질병의 진단, 치료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구성원들은 사내문화(4.5점)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표했고, 워라밸(4.25점)과 경영진(4.17점) 만족도 역시 4점 이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대학내일도 8.13점으로 중소·중견기업 부문 루닛과 공동 2위에 올랐다. 구성원들은 "복지가 좋고 서로 의견을 묻고 토론하는 장이 많다. 워라밸도 좋고 초봉이 높은 편"이라고 장점을 언급했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종합 순위 10위권 내에 대기업 두 곳을 제외하고는 공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순위를 휩쓸었다"면서 "전반적인 시장 침체기를 맞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겪으며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제 등으로 대표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한 공기업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유연한 근무 환경, 수평적 분위기 등을 내재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곧 워라밸과 사내문화 부문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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