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헤리티지 드라이브
[파이낸셜뉴스] 람보르기니 헤리티지 드라이브/ 최주식/ C2미디어
슈퍼카의 양대 산맥이라면 누구나 주저 없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꼽을 것이다.
엔초 페라리에게 무시당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그에 대한 앙갚음으로 더 뛰어난 GT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스토리는 소문과 사실 사이를 오가지만, 중요한 건 그런 라이벌 관계가 두 브랜드 모두에게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그런 자존심 대결은 전동화 시대를 앞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페라리 헤리티지 드라이브’에 이은 두 번째 헤리티지 드라이브 시리즈가 나왔다.
저자는 이 책을 성공한 사업가 이전에 엔지니어였던 페루치오 람보르기니와 더불어 역사를 함께 만들어간 사람들, 그리고 오리지널에 가까운 클래식 람보르기니를 구하고 관리하며, 아껴 온 사람들의 대단한 노력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첫 장은 슈퍼카 제작 기준을 확 뒤집으며 세상을 놀라게 만든 미우라부터 시작된다. 특히 오리지널 미우라를 타고 1969년의 영화 ‘이탈리안 잡’의 로케 현장을 따라 달리는 꿈같은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미우라 투어 창설 이벤트 현장도 이어진다. 전 세계에서 모인 25대의 클래식 람보르기니가 4일간 북부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모험 행진 이야기다.
미우라에 이은 두 번째 걸작 쿤타치가 바통을 잇는다. 섹시한 미우라가 부드럽고 유혹적이었다면 쿤타치는 강렬하고 예리했다.
쿤타치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봤을 때 남자들이 쓰는 감탄사. 쿤타치는 그 자체로 매우 의미심장한 모델이지만 페루치오의 쿤타치를 그 본고장에서 직접 몰아본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1970년대 슈퍼카의 또 다른 총아 드 토마소 판테라와의 한판 승부도 어디서나 볼 수 없는 드라마에 다름 아니다.
람보르기니가 만든 최고의 드림카 디아블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람보르기니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슈퍼카는 V12 엔진으로 최고시속 320km를 앞세우며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엔초 페라리에게 악몽이었던 차 350GT,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2+2 GT 이슬레로, 마지막 V8 GT 잘파, 브랜드 최초의 SUV LM002, 람보르기니의 역사가 시작되는 트랙터 시승까지 단편영화가 하나씩 모여 장편처럼 서사가 연결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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