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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도 ‘1폰 2번호’ 공략… 망 이용료 내리면 더 싸진다

알뜰폰, 가격 경쟁력 내걸고 e심 활용 요금제 도입 준비
11월 도매대가 인하 결정땐 더 싼 값에 상품 내놓을수도

알뜰폰도 ‘1폰 2번호’ 공략… 망 이용료 내리면 더 싸진다
지난 8월 31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역점에서 시민이 e심 요금제를 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알뜰폰도 ‘1폰 2번호’ 공략… 망 이용료 내리면 더 싸진다
알뜰폰(MVNO) 업계에 e심(eSIM·내장형심)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의 폰에서 서로 다른 통신사 번호를 지원하는 '1폰2번호'인 e심이 확산되면 비교적 싼 요금제가 유리하다는 관측에서다. e심 강점인 온라인 개통도 알뜰폰에게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알뜰폰 업계가 e심 관련 요금제 설계에 나선 가운데 올 하반기 정부가 민생안정대책에 포함한 망 이용대가(도매대가) 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알뜰폰, 가격 경쟁력으로 e심 공략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 1일 도입된 e심 관련 요금제를 마련 중이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가 기존 요금제에 8800원을 추가하면 전화·문자메시지 사용량을 2개 번호 간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통신서비스 상품을 내놓은 가운데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보다 저렴한 부가통신서비스 또는 e심 기반 '1폰2번호'에 알맞는 별도 요금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e심 도입이 알뜰폰 가입자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온라인 개통 및 번호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e심과 알뜰폰 서비스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유심(USIM)과 e심 모두 동원되는 '듀얼심' 모드에서 추가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고 싶을 때,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알뜰폰이 용이할 수 있다. 알뜰폰을 e심을 통해 개통할 수 있는 점도 알뜰폰 업계에는 호재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e심 개통 이후 기존 투폰(2개의 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e심 가입과 문의가 꽤 있었다"며 "향후 e심 맞춤형 및 세분화된 요금 상품이 나오면 시장이 조금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MZ(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등 젊은층 사이에서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도매대가 산정 협의에 촉각

알뜰폰 업계 또 다른 관심은 도매대가 인하 여부에 쏠린다.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인하 목적을 위해 도매대가 인하를 강조하고 있고, 연내 정부와 통신사 간 도매대가 산정 협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도매대가가 낮아지면 알뜰폰 사업자들이 e심 관련 요금 상품을 더욱 저렴하게 출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e심을 통한 알뜰폰 활성화에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통신비 절감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도 도매대가 인하에 긍정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알뜰폰 활성화 방안에 도매대가 인하를 포함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는 구체적 방안을 오는 11월 발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5세대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시사했던 만큼 알뜰폰의 5G 부문 약진도 이뤄질지 관건이다. 과기정통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알뜰폰 4세대이동통신(LTE) 가입자는 1060만명에 달했지만, 5G 가입자는 9만6000명에 그쳤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e심 관련 알뜰폰 요금제 역시 도매대가 산정이 완료된 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더 다양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