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으로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을 통한 피해자 배상' 방안을 제안했다.
문 전 의장은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신정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양국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문 전 의장은 "피해 당사국인 한국의 선제적 입법을 통해 한일 양국이 갈등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화해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 간 합의가 나와야 이 법안의 추진동력이 결정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제가 구상했던 해법으로 한일 정상 간에 '김대중·오부치 게이조 공동선언'의 재확인을 이루고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을 실천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04∼2008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냈고, 이후 2020년까지 같은 단체의 고문을 지낸 한국 정계의 손꼽히는 '일본통'이다.
2017년 5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2019년에는 의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해 강제징용 문제 해법인 '1+1+α(알파)' 안을 제시했다. '1+1+α' 안은 한일 양국 기업과 양국 국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고,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립한 뒤 이 재단을 통해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 전 의장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0년에 재차 같은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편 이날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축사에서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가치 공동체이며,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번영과 안보를 지키는 두 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중의원 의원은 영상 축사에서 "윤석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양국 정부, 의회 및 경제계 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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