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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2022 코리아컵 시상식.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파이낸셜뉴스 과천=강근주 기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3년 만에 치러진 국제경주 제5회 ‘코리아컵(IG3, 1800m)’과 ‘코리아스프린트(IG3, 1200m)’ 주인공은 대한민국 경주마들이 차지했다. 해외 경주마들과 격전 속에서 한국 경주마들은 두 경주 모두 2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4일 서울경마공원은 태풍 힌남노 북상으로 날씨는 흐렸으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 한국 경주마들이 경주로에 출전할 때는 박수소리와 함성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현장을 찾은 고객은 출전국 국기를 흔들며 응원전을 펼치며 해외 경마 관계자 방문을 축하했다. 세계인 축제로 거듭난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에 싱가포르-영국-일본 등 각국을 대표해 출전한 경주마 역시 만만치 않은 기량을 선보였으나 두 경주 모두 막판 역전으로 한국 경주마들이 짜릿한 우승을 따냈다.

이날 국제경주에는 ‘필립 터너(Philip Turner)’ 주한 뉴질랜드 대사, ‘아이린 림(Irene MK Lim)’ 싱가포르 터프클럽 회장, ‘사이먼 릉(Simon Leong)’ 싱가포르 발매공사 CPO 등이 현장을 찾아 출전 관계자를 격려하고 한국 경마 팬에게도 인사를 전하며 코리아컵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했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시상식에서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를 찾아준 해외 경마 시행체, 출전마 관계자에게 감사하며 흐린 날씨에도 서울경마공원에서 우리 경주마를 응원해준 고객에게도 감사마음을 전한다”며 “3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국제경주 명맥을 이어나가 세계 무대에서 최고 경마대회로 만들어가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2022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어마어마와 문세영 기수 결승선 1등 통과.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2022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어마어마와 문세영 기수 우승 뒤 위닝 세레모니.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코리아스프린트(IG3, 서울 제7경주, 1200m, 혼OPEN, 3세 이상, 총상금 10억원)
극적인 반마신차 역전 우승- 어마어마(수, 미국, 5세, 레이팅133(국제110), ㈜나스카 마주, 송문길 조교사, 문세영 기수)

코리아스프린트는 1200m 단거리 경주인 만큼 스타트가 관건인데, 맨 처음 싱가포르의 셀라비가 앞서나왔고 선행마인 일본의 랩터스도 곧바로 치고나오며 선두로 나섰다. 가장 바깥쪽 번호였던 어마어마도 문세영 기수와 함께 외곽에서 점차 3위로 올라오며 무서운 기세로 따라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어마어마가 지칠 줄 모르는 질주로 2위까지 따라잡으며 랩터스 뒤를 바짝 쫓았다.

거의 랩터스가 우승을 굳히는 찰나, 결승선을 목전에 남겨두고 어마어마가 랩터스를 제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는 끝 번호 게이트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완성한 결과로 기록은 1분 11초 2였다. 이외에도 국산 암말 대표 4번 라온퍼스트가 3위, 10번 대한질주가 4위로 들어오면서 한국 경주마가 외국마와 경주에서 뒤지지 않는 실력을 뽐냈다.

송문길 조교사는 “번호가 안 좋아서 너무 쫄깃쫄깃하고 불안했지만 말 컨디션이 워낙 좋고 문세영 기수가 잘 타줘 1등을 한 것 같다”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기분”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수는 “어떤 경주 전개도 생각하지 않고 말이 열심히만 뛰어줬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일본 랩터스를 사정권에서 놓치지 말아야겠다고만 생각했다”며 “외국 경주마들과 경쟁에서 한 번 멋진 승부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2022 코리아컵에서 위너스맨과 서승운 기수 결승선 1등 통과.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 대한민국 경주마 ‘코리아컵 기적’ 창출
위너스맨과 서승운 기수 2022 코리아컵 우승 세레모니.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코리아컵(IG3, 서울 제8경주, 1,800m, 혼OPEN, 3세 이상, 총상금 10억원)
부산경남 대들보 감동 위너스맨(수, 한국, 4세, 레이팅132(국제109), 이경희 마주, 최기홍 조교사, 서승운 기수)

한국 경주마 라온더파이터가 시작부터 바깥에서 안쪽으로 찔러 들어오며 홍콩의 킹스실드와 초반 선두권을 형성했고, 강력한 일본 기대주 세키후 역시 따라붙었다. 곧이어 라온더파이터를 선두로 세키후, 석세스마초 순으로 경주가 진행됐다. 스프린트와 마찬가지로 1, 2위에 한-일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후반 위너스맨, 행복왕자가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위너스맨이 무서운 속도로 뒤쫓으며 세키후를 제쳤다. 결국 마지막 승부는 라온더파이터와 위너스맨 대결로 좁혀졌다. 최종 승리는 서승운 기수와 찰떡 호흡으로 스테이어(Stayer) 시리즈를 정복한 국산마 자존심 위너스맨에게 돌아갔다.

위너스맨과 라온더파이터, 서울과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경주마의 첫 맞대결 승자는 위너스맨이었다. 기록은 1분 53초 1. 3위 세키후를 제외하면 4위와 5위를 각각 한국의 킹오브더매치와 행복왕자가 차지하며 대한민국 경주마가 순위권을 휩쓸었다.

코리아컵에 첫 도전한 최기홍 조교사는 “초반에는 우승을 생각도 못했는데, 마지막에 일본마 세키후를 제친 이후 이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위너스맨도 잘 뛰어줬고 서승운 기수가 영리한 플레이를 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승운 기수는 “국제대회에서 우승은 정말 영광스럽고, 더욱 뜻깊은 경주였던 것 같다”며 “사실 즐기면서 탔는데, 말도 잘 뛰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이번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개최를 기념해 단체 응원전과 ‘우승마를 맞혀라’ 이벤트, 말마 프렌즈(Malma Friends) 캐릭터 굿즈 증정, 전통놀이 행사 등 풍성한 행사를 진행하고 태권도 퍼포먼스, 마칭밴드 퍼레이드 등 축하공연을 꾸리며 축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서울경마공원에는 약 2만8000명이 모여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제5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사상 최대 규모인 17개 국가로 수출되며 역대 최고 매출액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자국 말이 출전하는 국제경주만 수입했던 홍콩에 3개 일반경주까지 추가 수출되는 쾌거를 기록하며, 앞으로 한국 경주 수출 외연을 더욱 확장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