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수리남'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남미의 작은 국가, 수리남이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수리남의 한국인 마약왕을 모티브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이 9일 공개되면서다.
‘수리남’은 우리나라 출신이나 수리남 국적의 범죄자 조봉행과 조봉행 검거에 투입된 민간인 사업가 K씨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조봉행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까지 수리남에서 거주하면서 대규모 마약밀매조직을 운영했다. 국정원과 미국 마약단속국, 브라질 경찰과의 공조 작전으로 2009년에 체포됐고 2011년에 징역 10년과 벌금 1억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현재 수리남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 사업가가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치 수리남에서 올로케한 드라마로 착각할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오롯이 담겼다.
하지만 야자수가 자라는 제주도를 남미로 꾸민 것이다. 메가폰을 잡은 윤종빈 감독은 수리남의 이국적인 풍광을 구현해내기 위해 도미니카 공화국을 비롯해 제주도, 전주, 안성 등을 오갔다. 그러던 중 가족 여행으로 제주도를 갔다가 “문득 남미로 꾸밀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윤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야자수를 재배하며 이국적인 세트를 구현하다 보니 남아메리카와 정말 비슷해서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마약왕 전효환의 고급 저택이 바로 제주도 세트장이다. 극중 하정우가 수감되는 감옥 장면 등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찍었다. 또 차이나타운은 전주 등지에서 찍었다.
마약왕 전요환 역할의 황정민은 "미술팀이 세팅을 기가 막히게 했다. 풍광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전요환 심복 역할의 조우진은 “구현한 모든 게 어우러지면서 우리 작품의 로케이션과 미술은 기적 같다고 느꼈다”고 부연했다. 전요환 검거 작전에 나선 국정원 역할의 박해수 역시 “전요환의 집에 처음 갔을 때는 남미로 여행 온 느낌이었다. 배우로서 완벽히 실현된 장소에서 연기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인데 정말 진짜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남아메리카 북쪽에 있는 수리남은 네덜란드령이었다가 1975년 11월 독립했다. 동쪽으로 프랑스령 기아나, 서쪽으로 가이아나, 남쪽으로 브라질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한반도 면적의 약 3/4 크기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는 전 국토의 90%가 원시자연림이다.
드라마는 극 초반 수리남에서 홍어 사업을 하게 된 주인공 하정우의 입을 통해 이 나라에 대해 설명한다. 극중에서도 언급되는데, 수리남은 실제로 마약 유통국가로 통했다. 심지어 1980년대 수리남을 통치했던 육군 장교 출신 대통령은 2000년에 마약 밀매 혐의로 헤이그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징역 1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수리남 정부가 자국의 흑역사라고 할수 있는 '마약 운송 국가'의 이미지를 좋아할리 만무하다. 넷플릭스 ‘수리남’ 덕분에 이러한 이미지가 되살아나자 12일(현지시간) 수리남 외무장관이 넷플릭스 ‘수리남’이 국가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법적 조치까지 시사했다.
13일 '수리남 헤럴드'에 따르면 수리남 외무장관은 “수리남은 그동안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리남’으로 인해 다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항의했다.
우리나라와 수리남은 1975년부터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수리남엔 우리 대사관이 없어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겸하고 있는 중인데, 14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한인사회에 안전공지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나르코스 세인츠'('수리남'의 영어명) 방영 여파로 많이 곤혹스러울 것으로 짐작된다"며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190여개국에 2억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K-드라마는 최근 전세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수리남'은 15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3위에 랭크됐다. 전날 6위에서 3계단 훌쩍 올랐다. 수리남 정부의 항의가 오히려 시청자의 관심을 높인 것일까?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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