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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수천만원' 미술품 조각투자 큰 손으로 떠오른 4050세대

'한번에 수천만원' 미술품 조각투자 큰 손으로 떠오른 4050세대
테사뮤지엄, 정기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1. 서울에 사는 이모씨(53)는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해 스페인 출신의 저명한 아티스트 하비에르 카예하 작품의 공동소유 분할권을 1000만원어치 구매했다. 이씨는 "평소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서 "최근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에 나온 해외 블루칩 작품의 라인업이 훌륭하다고 판단, 여유자금으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2. 경기도에 사는 전모씨(45)는 주식 대신, 아트테크로 재테크를 한다. 그간 미술품 거래는 소수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아트테크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덕분이다. 전모씨는 "미술품은 실물을 기반으로 투자할 수 있다. 직접 눈으로 감상하면서 소유한다는 심리적 만족감이 크다"며 "재테크 측면에서도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감가상각이 자유롭고, 세금 혜택도 많아 꾸준히 아트테크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2030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 조각투자에 뛰어드는 4050세대가 늘고 있다. 진입장벽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장년층이 수천만원을 투자하며 미술품 조각투자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술품 조각투자 MZ 빠지고 4050이 왔다

18일 블루칩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4050 회원가입자는 1만7563명으로, 전년동기(8877명)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가입한 회원들의 연령대별 누적 보유금액 비중도 4050이 45%를 차지하며 2030(36%)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과 코인, 부동산 시장이 모두 부진하자 미술품이 대체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약 20% 하락했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탈출하는 양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3일 기준 51조3434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 71조원를 웃돌았으나 20조원이 줄어든 셈이다.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미술품 투자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이달 2~5일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린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 아트페어에는 7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공식적으로 총 작품 거래액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미술계는 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한 키아프 서울(650억원)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불황에 뜨는 미술시장.. 취득·보유세도 없어

일반적으로 미술품은 불황기에 선호되는 대체투자 자산 가운데 하나다. 주식이나 부동산과의 상관관계가 적고, 경기보다는 내재가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미술투자자문사 마스터웍스가 현대미술(1945년 이후 제작)과 금융투자자산의 25년간(1995~2020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현대미술 수익률은 14.0%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9.5%)이나 금(6.5%)을 앞질렀다.

미술품 조각투자 역시 수익률이 상당하다. 테사에 따르면 2020년 4월 플랫폼 오픈 이후 8월 말까지 공동구매를 진행한 미술품 49점 가운데 11건을 매각한 결과 수익률은 22.78%(세전)를 기록했다.

아트테크업계 관계자는 "수십억원이 넘는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하기 부담스럽거나 미술품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이나 은행에서 선별한 블루칩 작품을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품은 부동산과 달리 취득세·보유세가 없다는 점에서 세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양도소득세는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이거나 6000만원 미만이면 비과세다. 사망한 작가의 작품도 6000만~1억원까지 필요경비 90%가 적용된다. 1억원 초과분에 한해서는 80%까지 필요경비가 적용되고, 과세금액에서 지방세를 포함한 기타소득세율 22%를 적용받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