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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우유 1리터=3000원 시대 열리나

16일 원유가격 개편 이사회 열려
이르면 10월부터 원유가격 올라
유제품·완제품 도미노 인상 불가피

원유가격 결정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유제품 가격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인상분이 적용될 경우 흰우유 1ℓ에 3000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가격 상승은 비단 우유뿐만 아니라 버터, 치즈, 생크림 등 유가공 제품과 빵, 아이스크림 등 완제품 가격 상승을 이끈다. 이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원유가격 인상분의 소급 시점을 두고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유 가격 결정 체계 개편을 위한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16일 개최된다. 이날 현행 '원유 생산비 연동제'를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개편하는 안건이 의결될 예정이다.

앞서 낙농육우협회와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등 우유 생산자 단체가 정부의 낙농제도 개편 작업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이사회에서 정부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낮추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빠르면 다음달부터 원유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원유 기본 가격 인상 폭이 지난해(2.3%) 대비 2배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서울우유가 지난해 흰우유 1ℓ의 제품 가격을 200원가량 올렸는데, 올해는 최대 500원 안팎까지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1ℓ짜리 흰우유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3000원을 넘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원유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최근 물류비, 원부자재가 등이 많이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급 시점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유업계는 이미 지불한 원유가격은 새로운 가격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낙농업계는 소급 적용도 협상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낙농진흥회 규정에 따르면 원유가격은 매년 5월 발표하는 통계청의 농축산물 생산비조사를 토대로 기본가격의 10% 이내 범위에서 1개월 내에 협상을 끝내고 8월부터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정상으로는 8월에 바뀐 가격을 적용해야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가격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낙농가와 유업계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어 향후 쟁점으로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동안 갈등이 깊었다가 이제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합의점을 잘 찾을 수 있길 바랄뿐"이라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