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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기업 IPO 러시… 누가 웃을까

신약 개발사 호실적에 '긍정적'
시장 혹한기에도 흥행 기대 높여

바이오 기업 IPO 러시… 누가 웃을까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쓴맛을 본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IPO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은 여전히 혹독하지만 일부는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시장에 등장한 바이오 기업 6곳 가운데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은 곳은 루닛이 유일하다. 루닛의 공모가는 3만원이었고 현재 주가는 3만50원이다.

지난 1월 상장한 애드바이오텍은 현재 4200원으로 공모가(7000원)보다 40.00% 떨어졌다. 노을(공모가 1만원)과 바이오에프디엔씨(2만8000원)도 각각 37.20%, 30.36%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 보로노이(-17.50%)와 에이프릴바이오(-10.31%) 역시 공모가 대비 낙폭이 크다.

IPO 과정도 힘겨웠다.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 등은 수요예측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공모가를 낮춰 재도전한 보로노이도 흥행에 실패했다. 비슷한 시기에 레이저쎌과 위니아에이드가 IPO 한파를 뚫고 조(兆) 단위 증거금을 모은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 부진에 성장성과 기술력보다 매출 등 가시적인 실적으로 투자 기준이 옮겨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29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알피바이오는 자신감이 크다. 연질캡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으로서 눈에 띄는 실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알피바이오 관계자는 "신약 개발사들과 달리 현재 실적을 크게 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데도 내부에서 모두 상장에 찬성한 만큼 직원들도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알피바이오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전년보다 20~3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IB) 관계자는 "알피바이오는 실적이 현재 잘 나오고 있어 다른 바이오기업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할 것 같다"며 "시장에서 보는 밸류에이션도 높아 IPO를 잘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샤페론, 선바이오, 플라즈맵도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면역질환치료제 개발사 샤페론은 원천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샤페론 관계자는 "당장 매출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으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좋다"며 "시장 상황이 좋진 않지만 흥행에 성공한다면 상장 예정인 다른 바이오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오업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올해 내내 침체였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상반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남은 하반기에도 바이오기업들의 IPO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