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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숨통 텄지만 집값 하락 막기 역부족… 못 웃는 비수도권 [부동산 규제지역 대거 해제]

금리인상 인한 매수세 위축 지속
세부담 던 수도권 일부 매물 늘수도
매수자에겐 매입 메리트 높지 않아

거래 숨통 텄지만 집값 하락 막기 역부족… 못 웃는 비수도권 [부동산 규제지역 대거 해제]
정부의 21일 부동산 규제지역 조정 발표에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비수도권 지역은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집값 하락세를 당장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 역시 금리인상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규제지역 해제가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일부 지역은 세부담이 줄어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시 뺀 비수도권, 규제지역 전면 해제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는 이날 투기과열지구 4곳(43곳→39곳), 조정대상지역 41곳(101곳→60곳)을 해제했다. 세종시를 제외한 비수도권은 모두 규제지역에서 벗어났다. 해당 지역민들은 집값 하락 압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보였다. 규제지역 해제로 대출·세제·청약 제한이 사라지면서 내집마련 수요심리 개선 및 점진적인 주택거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인천 연수·남동·서구 및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바뀌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과열지구 해제 영향은 주택 시장에서 15억원 이상 아파트 대출이 가능한 정도다. 인천, 세종에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거의 없다"며 "거래가 당장 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구 소재 A공인중개사는 "송도에도 15억원 이상 아파트 매물이 적지 않다. 국민 평수 말고 대형 위주로 거래가 늘 것 같다"고 전했다.

세종시는 규제지역 해제에도 집값 하락은 계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한국부동산원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세종시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12% 하락,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이다. 세종시 소재 B공인중개사는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다"며 "지금은 투자자가 몰리는 상황이 아니다. 실거주 수요자들이 매수해야 하는데 현재 금액을 부담스러워하고 금리가 올라 지켜만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안성, 평택, 양주, 파주, 동두천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부동산 시장 반응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로 거래가 일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택시에 위치한 효성가비부동산의 박선영 소장은 "대출이 완화되면서 급매로만 거래되는 상황이 일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락세 반전은 어려워

대다수 전문가들도 규제지역 해제가 당장 집값 반전을 불러일으키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실제 대구는 지난 7월부터 수성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침체기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적 대구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3.27% 하락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 해제가 전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하락을 막기 위해선 매매거래 정상화가 중요하지만, 금리상승으로 규제해제 지역에서도 매매수요가 이어질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수도권이 사실상 규제지역 해제에서 배제됐다"며 "규제지역 완화·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가 해제된 수도권 지역에선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온도차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규제지역 해제로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향후 차익기대가 제한적인 곳, 대출 이자부담이 커 매각을 원하는 이들이 집을 팔 출구와 퇴로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매수자 입장에선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매입 의지가 높지 않다.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수도권보다 지방에 집중된 데다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 속에서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