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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 시대...외국인의 'K-증시 엑소더스'

환율 1400원 시대...외국인의 'K-증시 엑소더스'
2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환율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더욱 빠르게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상승→외국인 투매→증시 약세' 악순환

2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5.5원 오른 1409.7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환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90포인트(0.63%) 하락한 2332.31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2300선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주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환손실 리스크를 헤지하고자 외국인들의 투매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9월1~22일) 들어 국내 주식을 2조2732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21일 기준 1849조974억원으로, 외국인 보유 주식 시총은 비중은 30.48%(563조6728억원)이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외국인 시총 비중이 30.36%까지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7월24일(30.35%) 이후 약 1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기준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외국인 시총 비중 30%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미국 증시가 파월 연준 의장 발언 이후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특히 경기 침체 이슈 및 주택 관련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표명하는 등 여전히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을 감안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달러 강세 기조가 확대된 점, 장기 국채 금리가 경기 침체 이슈를 반영하며 하락한 점 등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 "1450원까지 갈 수도" 우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차 저항선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며 “달러 강세를 꺾어줄 트리거 포인트가 부재해, 달러 강세 환경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가 돼서야 약세 전환 기대할 만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나빠져도 중국과 유럽은 더 악화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우리나라 무역과 수출 등이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악화된다면 환율 레벨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1450원을 넘어 그 위로도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세도 당분간 심화될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주식시장도 분명 수급 측면에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여파를 피해야 한다. 증시 수급 환경에서 큰 흐름을 조성하는 외국인과 역행하는 관계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원화 약세 추세가 완화되기 어려운 만큼, 외국인 매도 경향이 큰 업종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