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호군 인천아시아아트쇼 조직위원장
"과학자 출신이 미술 행사를?... 예술과 과학 공통점 많아"
70개 국가 1000여명 작가 참여
"전 국민 찾는 미술축제 기대"
인천 토박이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박호군 IAAS 조직위원장은 "IAAS를 통해 인천을 미술 한류를 이끄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IAAS 조직위원회 제공
"과학 하는 사람이 아트쇼의 조직 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술가와 과학자는 호기심을 갖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걸 추구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인천은 예술 불모지로 여겨져 왔지만 인천아시아아트쇼(IAAS)를 통해 인천을 한국, 더 나아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예술 도시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최근 미술계에서는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아트&테크' 바람이 불면서 예술가들은 인공지능, 화학, 공학 등을 활용해 새로운 뉴미디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고 양자역학과 같은 최신 과학분야에서도 철학과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천 토박이인 박호군 IAAS 조직위원장은 지난 16일 조직위원장 취임 및 조직위원 위촉식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인천을 다들 서울의 관문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조선시대 말기 신문명이 들어온 것은 인천이 서울보다 하루라도 더 빨랐다"며 "IAAS를 통해 인천을 미술 한류를 이끄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초·중·고를 인천에서 나온 과학하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서울대 화학과, 오하이오주립대 화학과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과학기술부 장관, 인천대 총장,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총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21년 11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처음 열린 IAAS는 제대로된 시립미술관 한 곳 없는 인천에 미술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씨앗을 심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였지만 전 세계 80여 나라 작가들의 작품 5000여점을 선보였다. 작품 판매액도 70여억원, 국내외 관람객 4만9000명이 다녀가며 1회 아트쇼로는 매우 성공적인 행사를 진행했다.
박 위원장은 "손도문 IAAS 이사장이 1회 IAAS를 개최한다고 했을 때 이른바 '맨땅에 헤딩'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히려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서 용감하고 과감하게 추진해 성공적인 행사를 치른 것이라는 평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인 손 이사장은 건축가 출신으로 박 조직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수차례 제안했다. 박 위원장은 거쳐간 조직마다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인천대 총장을 지낸 4년간 시립대였던 인천대를 국립대로 승격시키고, 제물포에 있던 인천대를 송도로 이전시켰다. 과기부 장관 시절에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설득해 과기부 장관을 우리 정부 최초로 '부총리'급으로 승격시켰다.
박 위원장은 "2003년 당시 반도체, 조선, 자동차 같은 산업의 발전에 과학 기술이 중추적 역할을 했고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 혁신본부 설립을 통한 예산 일원화, 과기부 장관의 부총리급 승격을 건의했다"며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고, 잡음을 피하기 위해 장관직을 1년 만에 내려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참여정부 시절 최초의 과학기술부 장관 겸 부총리로 오명 장관이 취임하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했다.
박 위원장은 "인류 역사 초창기에 과학과 예술의 구분이 없었다. 그리스 시절 '테크네'라는 단어처럼 철학과 과학 그리고 예술은 한 줄기 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훌륭한 예술가이지만 누구보다 뛰어난 과학자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IAAS는 오는 11월 16~2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미술 종사자 및 애호가, 국내외 컬렉터, 국내외 관광객 모두에게 열려 있다. 미국·중국·일본·독일·프랑스 등 70여개 국가에서 총 1000여명 작가, 5000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이미 갤러리 부스는 모두 찼고, 20곳에서 참석을 희망하는 대기순번을 기다리고 있다"며 "갤러리 부스 194개, 해외 참여 대형 부스 4개, 청년 부스 22개, 특별 부스와 뮤지엄급 기획 부스 등이 마련돼 인천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찾는 미술 축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