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세계적인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다음 달 만나 인수합병(M&A)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에 이엠넷이 강세다. 이엠넷은 이엠넷 재팬의 지분 매각 통해 소프트뱅크와 자본제휴를 맺고 적극적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다.
23일 오전 9시 32분 현재 이엠넷은 전 거래일 대비 320원(6.24%) 오른 54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ARM이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95%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인수 성공 시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RM은 손 부회장이 75%, 비전펀드가 25%의 지분을 각각 들고 있는 회사다.
손 회장도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 산하의 ARM 관련 제휴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손 회장은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400억달러(약 56조3700억원)에 매각하려는 계획이 미국과 영국 경쟁 당국 등의 반대로 무산된 뒤 미국 나스닥 상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ARM의 기업 가치가 100조원가량으로 뛴 데다 각국 경쟁 당국 견제가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ARM M&A는 삼성전자로서는 노려볼 만한 기회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할 능력이 되는 삼성이 세계 최대 반도체 IP 업체 ARM의 설계 능력을 거머쥘 경우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능동적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서 이엠넷은 2021년 6월 소프트뱅크와의 자본제휴를 통해 자회사 이엠넷 재팬 주식 78만5000주를 184억원에 양도했다. 양도후 지분율은 21.02%이며 기존 최대주주 지위를 소프트뱅크에 넘겨주고 이엠넷 재팬의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소프트뱅크와 적극적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동사의 향후 해외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한국과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 겨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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