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부정 채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김유상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23일 회사 직원들에게 보낸 '사임의 변'을 통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 사임을 하게 돼 죄송할 따름"이라며 "대표이사직 사임이 혹여나 있을 이스타항공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이 전 의원의 관계인이라는 의심을 꾸준히 받았다.
김 대표는 이에 "저와 창업주와의 연관성으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상직 전 의원과 지금의 이스타항공, 특히 인수자인 성정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파산 직전인 2021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이후 공동관리인으로 회생 절차를 진행했다"며 "성정이라는 '천사'를 만나 인수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정상화 관문을 앞두고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오해로 모든 절차가 중단되고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대표로서 참담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면에 나서는 것조차 오해의 소지가 될까 부담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대표직 수행에 대해 숙고하게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경찰에서 허위제출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통보를 했다"면서 "직원과 인수 기업을 위해서 재운항을 앞당길 수 있도록 국토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저비용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지난 2007년 이상직 전 의원에 의해 설립됐다. 하지만 2019년부터 경영이 악화되면서 제주항공과 매각 협상이 진행됐으나 결렬됐고, 이후 파산기로에 서 있던 지난해 6월 건설업체 '성정'에 최종 인수됐다. 그러던 중 국토부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채용 비리 의혹으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스타항공이 과거 승무원과 조종사 채용 때 정계 인사들로부터 부당한 추천을 받아 자격 기준에 못 미치는 지원자들이 채용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대가성 뇌물을 받았거나 채용 담당자에게 외압을 넣었는지를 밝히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다.
전주지검은 이스타항공 사무실, 이 전 의원의 자택,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 자택, 김 대표 자택 등에서 압수수색을 하며 채용 비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주지검은 23일 김 대표를 불러 채용 부정 의혹 전반에 대해 신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에 이어 조만간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에게도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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