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박스권 안의 개별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원·달러 환율 초강세 지속 여파다. 러시아 군 동원령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재차 고조되면서 변동성은 커졌다. 이번주 코스피 밴드는 2280~2240으로 예상됐다.
■美 FOMC 쇼크… 코스피 2300 붕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89% 내린 2290.00에, 코스닥지수는 5.28% 하락한 729.3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우려가 교차하며 횡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 후반 발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요동을 쳤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피력하면서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밑돈 건 올해 7월 6일(2292.01)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지난 7월 4일(722.73) 이후 가장 낮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22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440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양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였지만, 연준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진입을 선언했다"며 "연착륙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부분동원령을 내리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점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하는 군 동원력을 발표해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FOMC 여파로 이번 주 증시는 반등하긴 어려워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로 맞을 매를 미리 맞았지만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더 키워 증시는 반등 도모를 위한 동력을 잃었다"며 "다시금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 한 주가 약세, 금리 상승,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여러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개별 업종 모멘텀에 집중해야
증권가에선 얼어붙은 투심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운 만큼 개별 기업, 업종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받는 2차전지나 태양광주, 강 달러 수혜와 호실적이 예상되는 자동차주를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엔터테인먼트와 핸드셋 부품, 비료를 관심 업종으로 추천했다.
초대형주 종목은 특히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초대형주는 지금과 같은 매크로 환경에서는 강한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투심이 악화되는 구간에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주식들의 낙폭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적 감소가 예상되거나 고밸류에이션 주식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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