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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하청직원 직고용 판결, 노동법 전문가도 우려

경총 ‘사내하도급 개선’ 심포지엄

하청업체 직원들을 본사 직원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대법원 판결과 관련, 산업계는 물론이고 노동법 전문가들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최근 사내하도급 판결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대법원 판결과 관련 "디지털 시대, 도급 목적상 기초적인고 필수적인 정보제공 수단인 산업 현장의 생산관리프로그램(MES)을 파견법상의 지휘·명령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파견법 준수를 위해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직원간 접촉을 자제하는 한편, 업무소통 수단으로 MES로 대체해 왔지만 대법원이 이마저 원청업체의 지시·명령 수단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본의 경우 도급계약에 파견적 요소가 적발되면 행정지도를 통해 시정·지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한국도 행정감독과 지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의 사내 하도급 판결로 약 1만5000명의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의 직접 고용 문제에 직면한 포스코를 비롯해 철강업체,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 조선·기계 등 대규모 장치 산업계가 직고용 문제로 고심중인 상태다.

이욱래 변호사(태평양)는 사내 하도급 법적 분쟁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파견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원하청 사이에 MES시스템을 공유한다고 해 근로자파견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파견법상의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의 의미를 구체화하고, 과도한 벌칙규정을 삭제하거나 과태료 등 행정벌로 완화하는 등의 파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