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환율 급등 덕분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잇따라
주춤했던 주가 3분기 반등 기대
종합상사들은 고환율과 천연가스·석탄 가격 상승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고환율의 숨은 수혜주로 꼽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 한 달간 주가가 30.65% 상승했다. 9월 들어서는 주춤하고 있지만 석탄·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3·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주가도 반등을 노려볼만하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상승세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해외 자원 생산·개발 관련 성장성 때문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3·4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0조1974억원, 영업이익 2079억원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1% 성장한 9425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과 에너지, 투자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 특히 2000년 계약을 체결한 미얀마 가스전이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해 4월에는 4052억원을 투자,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함으로써 가스전 3개소를 보유하게 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에서 가스 생산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세넥스에너지가 운영하는 2개 가스전의 생산·판매 물량을 오는 2025년까지 지금의 3배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1600억원이 넘는 추가 매출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5일 호주의 헨콕에너지와 함께 3억호주달러(약 2800억원)를 세넥스에너지에 투자키로 했다. 세넥스에너지의 가스 생산 규모를 연간 20페타줄(PJ)에서 2025년 4·4분기까지 연간 60PJ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2024년까지 아틀라스·로마노스 가스전의 가스 처리시설을 늘리고 생산 시추량을 증대키로 했다. 또 아르테미스·로키바 광구의 평가시추를 추진하고 연계 개발이 용이한 추가 가스전 매입에도 나서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에너지를 활용, 그린수소 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본격 뛰어든다. 증산한 천연가스 일부를 2025년 이후 액화천연가스(LNG)로 연간 최대 40만t을 국내에 도입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종합상사의 업황 호조를 이끄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원화 약세"라며 "원자재 가격 강세와 원화 약세를 감안하면 올해 연말까지는 견조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포스코에너지를 합병,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사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합병시 연간 매출 약 4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 규모를 갖춘 초대형 회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병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30년 기준 천연가스 매장량을 2021년 대비 2.8배, LNG 거래량은 9.1배, 발전용량은 1.7배,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24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규 탐사·증산 등으로 매장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해외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가스 투 파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소를 이용한 저탄소 생산·발전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국내·외 태양광 △육·해상풍력 △암모니아 인프라 △탄소 포집·활용·저장 △천연가스 LNG 액화·원거리 운송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매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대다수 기업이 경기 침체 여파로 이익 추정치가 떨어지고 있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히려 3개월 전 증권사 전망치보다 17.6% 상향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정 주당순자산가치(BPS)를 반영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에 불과하다"면서 "과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PBR 밴드 최상단은 4.3배 수준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