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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논란'에 만화업계 일제히 성명 "부당한 압력"(전문)

최대단체 한국만화가협회 이어 우리만화연대 등도 "'표현의자유' 침해"

'윤석열차 논란'에 만화업계 일제히 성명 "부당한 압력"(전문)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 논란이 커지면서 만화계 최대 단체인 한국만화가협회를 비롯해 주요 협·단체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윤석열차'는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됐다.

7일 (사)우리만화연대, (사)웹툰협회, (사)한국카툰협회, (사)한국웹툰산업협회, (사)한국출판만화가협회, (사)한국만화웹툰학회, 지역만화웹툰협단체 대표자 모임은 "만화공모전 수상 학생과 기관에 가해진 부당한 압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여권 인사들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차'가 영국 일간 '더선'에 게재된 스티브 브라이트의 만평을 표절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 6일 국내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씨가 원작자의 의견을 전하면서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라시드씨는 자신의 SNS에 "원작 작가는 해당 고등학생의 작품이 절대 표절이 아니고, 오히려 상당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학생이라고 극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를 선정,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명하고 엄중 경고한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고등학생의 공모전 작품 선정을 상대로 정부가 한 판 씨름이라도 해 보겠다는 것인가? 문제가 될 수 없는 문제를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든 문체부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문체부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고 밝혔는데 이런 처사야말로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가로막고 짓밟는, 행사 취지에 어긋난 행위이자 우리 헌법에 보장된 자유와 평등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이다.

헌법 22조는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모든 국민이 누려야할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평등은 보편적인 인권규범이자 우리사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제인권은 내적 양심의 자유를 ‘그것을 표현할 자유’보다도 훨씬 강하게 보호한다. 이번 부천학생만화공모전에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는 출품자 자신이 보고 느끼고 판단한 내용을 카툰에 담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와 일부 언론은 마치 공모전에 특정 정당이나 정치가 개입한 결과인양 호도하고 있다.

문체부는 “행사의 후원명칭 사용승인을 할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승인사항 취소'가 가능함을 고지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는 뜻을 함께 표명했다. 이러한 결정은 명백한 차별이며 사상 검열로서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만화의 기본 속성은 ‘풍자와 재미’라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사회적으로 관심 있고, 국민적 이슈가 된 문제를 다루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권좌에 오른 대통령에 대한 풍자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기본적인 표현의 영역에 속한다.

문체부와 몇 몇 언론은 부천학생만화공모전에서 입상한 학생의 실명과 학교명 공개를 철회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압력을 가하는 모든 행동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작가들에게 올가미로 씌워졌던 ‘블랙리스트’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만화, 웹툰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계와 함께 힘을 모아 싸워나갈 것이다.

창작자들의 사상을 검열하고 차별하여 예술인들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모든 감시와 규제를 반대하며 만화인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만화, 웹툰 창작자에 대한 사상검열과 차별을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둘. 개인정보가 공개된 해당 학생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셋.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가해진 부당한 압력을 중단하라.

넷, 문체부장관은 만화계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2022년 10월 7일

(사)우리만화연대, (사)웹툰협회, (사)한국카툰협회, (사)한국웹툰산업협회, (사)한국출판만화가협회, (사)한국만화웹툰학회, 지역만화웹툰협단체 대표자 모임,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