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몰보다 전문성·신뢰성 높아
매달 두자릿수씩 거래규모 커져
플랫폼서 커뮤니티 기능도 확대
건강기능식품 전문 해외직구몰 아이허브에 게재된 구매자 댓글 아이허브 앱 캡쳐
최근 식품을 중심으로 특정 상품군만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가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넓게 다루는 종합몰을 지향하는 일반적인 이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주류, 영양제, 육류 등 특정 상품군만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깊이 있는 전문성과 소비자 리뷰의 신뢰성을 무기로 삼는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8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서 종합몰의 거래액은 11조1314억원, 전문몰(버티컬 커머스)의 거래액은 6조5866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각각 12.8%, 21.8% 증가했다. 이중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전문몰 거래액은 2020년 12월 이후 매달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 배경은 나에게 딱 맞는 상품을 찾는 '개인화'된 MZ 세대의 소비 트렌드다. 업계는 MZ세대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싶어하고, 검색과 학습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MZ세대의 가치소비 경향과 버티컬 커머스의 전문성 및 신뢰성이 맞물린 것이다.
주류 전문 앱 '달리', 건강기능식품 전문 이커머스 '아이허브', 육류 전문몰 '정육각' 등은 빠르게 성장 중인 식품 버티컬 커머스의 대표주자다.
지난달 29일 앱을 재단장한 달리는 위스키, 보드카, 와인, 사케 등 다양한 주류를 앱에서 간편하게 주문하고 집 근처 음식점에서 픽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오더 기능뿐 아니라 주류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한다. 대부분 MZ세대 주류 애호가인 달리 사용자들은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실시간 소통한다.
조영환 달리 총괄실장은 "커뮤니티에는 주종에 어울리는 안주부터 주류 관련 용품 및 액세서리,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모임 에피소드 등 술과 관련한 유익한 정보와 경험담이 공유된다"고 말했다.
아이허브는 초창기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어로 질의응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외직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어났다.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해본 소비자만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해 소비자 간 활발한 정보 교환이 가능한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
최지연 아이허브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와 관련 지식이 높다"며 "소비자 간 정보 공유를 활발히 하는 스마트 컨슈머이기에 아이허브는 건기식 전문 플랫폼으로서 소비자 반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물 전문몰 정육각은 축산물 유통망의 복잡한 구조를 혁신한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2016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육각은 소비자 주문과 동시에 상품을 제조해 소비자에게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상 정육 제품은 축산 농장에서 도축 완료한 원물을 도매, 세절 공장, 소매점을 거쳐 판매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정육각은 이 과정을 줄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버티컬 커머스 기업들은 특정 상품군의 세분화 및 전문화 강화와 함께 이용자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커뮤니티의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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