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협력사 지원 발표
한덕수 국무총리 등 참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이 약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재원을 풀어 강달러 등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부품 협력사들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EV)·모빌리티 시대로의 산업구조 대전환기, 협력사들의 연착륙 지원 필요성과 '3고'여파로 협력사들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협력사 상생 협력에 통큰 지원
13일 산업계와 정부 부처 등을 취재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오는 19일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위해 약 5조원 규모의 대규모 지원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 2018년 부품 협력사에 5년간 총 1조67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번에 그 규모가 3배 가량 커졌다.
'통큰' 협력지원 선언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선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부품 협력사와의 상생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자동차 산업의 대격변기,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선 협력사들의 동반 성장, 연착륙이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자동차 산업 글로벌 3강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지원책은 경영난 해소를 위한 긴급 자금지원, 전기차 및 미래차 부품 연구개발 지원, 1~3차 협력사 상생 생태계 강화 등이 골자다. 최근 3고 여파로 부품 협력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이번 지원책은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원자재 수입비중 커 협력사 경영난 가중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제네시스·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가차 비중 증가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 판매와 수출 비중이 높아 고환율도 우호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현대차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은 2조9798억원으로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후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도 137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부품 협력사들은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에는 완성차 매출이 늘면 부품사들도 수혜를 봤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후 시작된 반도체난 여파 등으로 절대적인 생산 물량은 이전보다 확연히 감소했다. 금리와 환율 상승도 부품 협력사들에겐 악재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의 경우 외부 차입 비중이 높은 편인데 금리가 올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계속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곳들은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1차 부품 협력사들도 실적이 좋지 않다.
한온시스템의 올 2·4분기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만도의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40.4% 급감했다.
1차 부품 협력사가 이 정도 충격을 받았다면 2·3차 협력사들의 어려움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현대차가 신속하게 부품 협력사 지원 방안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소 부품사들은 위기를 넘어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 기술투자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이유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