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한 곳의 화재 사고로 전체 서비스가 셧다운된 카카오 사태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으면서 빅테크처럼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확보 등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라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온라인 서비스, 기술개발 외에도 IDC와 같은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단기적 이용자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재난상황에서도 피해를 예방하거나 신속히 회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메타, 네이버 라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보안프로토콜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구글과 메타는 미국, 유럽,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 각각 23개, 21개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MS는 전 세계 140개국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으며 백업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국 26개 주에서 사무실 및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 데 370억달러(약 52조원)를 투입한 구글은 지난 4월 여기에 95억달러(약 13조6372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10년간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운영에 160억달러(약 22조9800억원)를 투자한 메타는 올해 초 8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투자, 캔자스시티에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글로벌 빅테크는 재난재해와 같은 긴급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토콜도 확립해 놨다.
라인은 메인 IDC 외에 DR(Disaster Recovery·재난회복)용 IDC를 운영하고 있다. 메인 IDC에 재난이 발생하면 DR센터에서 주요 서비스를 빠른 기간 내 복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요 데이터센터는 상시로 DR용 IDC로 백업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SK 경기 성남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직후 이중화 조치를 취했지만 트래픽을 다른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가 임차한 3만2000대 규모의 서버가 피해를 본 유례없는 대규모 화재라고 하더라도 기술적 결함 또는 서버 집중배치 등과 같은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용자 보상대책뿐 아니라 장기적인 기술·물리적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2곳(서울대 시흥캠퍼스, 한양대 에리카 안산캠퍼스)을 구축 중이며, 이 중 한양대 에리카 안산캠퍼스 IDC는 내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원화'라는 게 단순히 적용했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라며 "어느 정도로 효과적으로 이원화를 뒷받침했는지, 이를 기반으로 얼마나 완벽한 성능을 완벽히 발휘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임수빈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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