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전·소매·필수소비재 등 하반기 이익개선 종목 위주 대응을
中 경기 회복·반도체 업황 반등
내년 국내 증시 흐름 좌우 변수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형주의 실적이 역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대형주 올해·내년 실적 부정적"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키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대형주의 올해와 내년의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마이너스(-)1.58%, -0.67%로 집계됐다. 코스피 대형주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거래소 코스피 대형주 지수에 포함된 100개 종목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 대형주의 실적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며 "이번 3·4분기 실적 시즌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1개월 사이 코스피의 올해와 내년의 이익조정비율(ERR)은 각각 -4.85%, -6.95%로 실적 하향 의견이 높다. 이익조정비율은 주식시장이나 개별 종목에 대한 전망이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마이너스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애널리스트가 많다는 의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과 제조업 사이클을 주도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황 사이클의 부진 현상도 경기와 신용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내년 초 이후 에너지 가격 안정, 중국 경기 모멘텀 회복과 반도체 업황 사이클의 반등이 국내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 이익조정비율이 낮은 곳은 철강, 증권, 통신서비스, 에너지, 반도체 등이었다. 반대로 자동차, 가전 등은 하반기 이익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최재원 연구원은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국면에서도 올해 3·4분기와 4·4분기에 공통적으로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은 IT하드웨어, 자동차, 가전, 비철목재, 소매, 자본재, 필수소비재 등"이라며 "최근의 변동성 구간에서는 실적에 기반한 안정성이 요구되는 만큼 해당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바닥 찍었나' 전망 엇갈려
증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실적 전망은 이미 개별 주가에 반영됐고 글로벌 긴축 기조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심리가 높아지면서 한국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 미국 단기 국채금리의 급락에 따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완화 등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반등세가 이어지기 위해선 좀 더 확실한 신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은 주식시장에 우호적 재료다. 이 기대에 따른 주식시장 반등은 가능하다"면서도 "오는 12월부터 금리인상 속도 둔화를 인정하더라도 자산시장에 우호적 메시지를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추세적 반등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 피벗'(Fed Pivot·연준의 입장 선회)이 있어야 국채금리 정점이 나오고 그래야만 증시 바닥 탐색이 시작될 것"할 것"이라고 짚었다.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해결을 위한 정부의 유동성 공급도 추가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도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인 상황이 변하지 않았고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당국의 긴축으로 전체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안정의 정도는 한계가 있다"며 "긴축 불확실성은 여전해 시장 불안은 연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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