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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농산물 숨은 효능 찾아 ‘면역력’ 키운다

[특별기고] 농산물 숨은 효능 찾아 ‘면역력’ 키운다
길고 뜨거웠던 여름을 지나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한낮에는 햇살이 내리쬐는 전형적인 환절기에 접어들었다. 심할 때는 20도를 훌쩍 넘는 환절기 일교차에 최근 겪은 코로나19로 면역력과 관련된 식품을 향한 국민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폭발적이다.

면역력 향상 기능성 식품에 관한 관심 정도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총매출액 기준 4조321억원으로, 전년보다 21.3% 증가했다. 그중 홍삼, 인삼과 같은 면역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는 1조2635억원으로 12.4%를 차지했다.

인체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물질과 세균, 바이러스 등의 항원에 계속 노출되고 있으나 '면역'이라는 자기방어시스템으로 인해 건강할 때는 큰 문제 없이 삶을 영위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항원에 노출되면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면역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밥이 보약이다'나 '약식동원(음식은 약과 같은 효능을 낸다)'이라는 말처럼 필요한 영양소를 농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 우리 농산물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 과학적으로 밝히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우리 농식품자원의 영양·기능적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밝혀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산업적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밝힌 쑥부쟁이의 알레르기 개선 효과를 들 수 있다. 알레르기 코 결막염으로 불편한 사람들에게 쑥부쟁이 추출물을 먹였더니 콧물과 코 가려움 등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으며, 쑥부쟁이 활용도는 물론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올해는 우리나라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 '와이셀라 사이바리아(Weissella cibaria) JW15 균주'의 면역증진 효과를 밝혀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등록한 바 있다.

현재 국립농업과학원은 강황, 도라지, 도두 꼬투리 등 지역특화작목의 면역조절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연구를 포함, 노인·중장년·유아 등 생애주기에 맞는 건강식품 소재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에서 숨은 효능을 찾는 일은 관련 산업 육성,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많은 전문가는 기후변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로 코로나19 등 감염성 질환이 발생하는 사태가 더 자주, 길게 일어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총·균·쇠'로 잘 알려진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도 앞으로 또 다른 바이러스 대유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삶에서 면역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우리 농식품자원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이유다.

김상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