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역대 최대치인 52만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공급됐으며 거래규모역시 약 2조7000억원으로 최대치였다. 국내 상온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1% 안팎이었다. 다만 가파른 금리 인상과 공사비 상승으로 인허가, 착공이 지연되면서 4·4분기 물류센터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감돈다. 특히 복합센터 내 저온센터 비중이 줄고, 임대료 상승폭이 둔화되며 공급 과잉 리스크가 감지된다.
10월 31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2022년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 보고서'를 발간했다. 알스퀘어가 전수조사를 통해 확보한 수도권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공급 현황과 공실면적, 임대료, 거래 사례 등을 분석해 담았다.
수도권 물류센터 상반기 공급량, 52만평으로 역대 최대
올해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은 약 52만평이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2019년 상반기(약 42만평) 기록을 넘어섰다. 경기도 광주와 용인∙이천∙여주 등이 속한 동남권에 약 20만평(38.0%)이 쏠렸다. 인천과 경기도 안산∙시흥 등 서부권역도 약 18만평(34.3%)이 공급됐다.
서부권역은 인천 북항∙남항을 중심으로 물류센터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연말까지 60만평이 추가 공급돼 남부권역을 넘어서는 제2의 물류센터 권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온 공실률 1% 안팎, 하반기는 '안갯속'
상반기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1% 안팎이었다. 저온센터는 북부∙서북부∙중부가 0~1%였으며, 서부와 남부, 동남부 권역이 6~7%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업체의 당일∙새벽 배송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며 빈 물류센터 찾기가 어려웠던 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소비 수요가 늘면서 제3자물류(3PL)와 이커머스 화주사의 수도권 물류센터 임차 면적 비중은 각각 34.3%와 24.4%를 차지했다.
하반기에는 저온센터 중심으로 공실 증가 우려가 제기된다. 저온센터 공급량은 2020년 6만3000평에서 지난해 9만3000평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만3000평이 공급돼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복합센터 내 저온 비중 감소
팬데믹으로 신선∙간편식품 취급이 늘면서 최근 수년간 급증한 저온센터 인기가 시드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상온∙저온센터를 모두 갖춘 복합센터 내 저온센터 비중이 계속 줄고 있다.
복합센터 내 저온센터 면적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약 40%로 나타났다. 이는 복합센터 공급면적이 증가한 2020년(약 45%), 2021년(약 42%)과 비교해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전체 물류센터에서 저온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3%에서 2021년 11.1%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상반기 9.1%로 2%포인트 내렸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실 실장은 “높은 임대료로 저온센터 수익성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면, 현재는 수급 고민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온센터 임대료 상승폭 둔화
상온센터와 달리, 저온센터 임대료 상승폭은 둔화하고 있다. 상온센터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2만8000원대였던 3.3㎡당 평균 임대료가 올해 2분기 3만원선까지 육박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저온센터는 5만8000원대 초반에서 5만8000원대 후반으로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이커머스 업체의 새벽배송 철수와 공급 과잉에 따른 저온센터 수요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거래규모는 ‘역대 최대’
2022년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규모는 약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전 최대치였던 2020년 상반기(1조8000억원)를 크게 넘어섰다. 연간 기준 최대치는 지난해로, 거래액 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 상반기 거래가 활발했던 이유는 복합센터 거래금액이 예년대비 60%가량 증가해서다. 평균 연면적도 1만5000평에서 약 3만평으로 늘었다.
대형 복합 물류센터 공급 트렌드가 거래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4·4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진 실장은 “금리 인상 기조와 대규모 공급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4·4분기 거래시장은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