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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도이체방크 사상 첫 '판다본드' 발행

中 진출 자국 기업에 유동성 공급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도이체방크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방중 기간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판다본드 발행 신청서를 제출했다. 판다본드를 통한 도이체방크의 자금 조달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7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주퉁 도이체방크 중국지역 사장은 "중·독 수교 50주년이자 중국 진출 150주년을 맞아 판다본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중국 자본시장과 위안화 전망에 대한 도이체방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에 뿌리를 내리고 함께 발전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판다본드는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 판다와 채권(본드)의 합성어다. 국제 관행상 한 국가의 국내 통화 채권을 발행할 때는 해당 국가의 가장 상징적인 마스코트의 이름을 딴다. 홍콩 채권시장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은 딤섬본드, 한국은 김치본드, 미국은 양키본드, 일본은 사무라이본드, 영국은 불독본드 등으로 불린다.

판다본드는 중국 투자자에게 채권을 발행해 위안화 자금을 차입하는 것이다. 조달 자금을 중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국제회계기준이 아리나 중국회계기준을 따라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모집한 자금은 주로 중국 현지 기업에 대출하는데 활용된다. 도이체방크도 조달한 자금을 중국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유동성 공급에 쓸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찰망은 샤뮤엘 피셔 도이체방크 중국채권시장 담당을 인용 "발행인들은 판다채권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 업무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은 도이체방크의 판다본드 발행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005년 10월 최초의 판다본드 발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실제 동참한 금융기관은 주로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헝가리·필리핀·포르투갈 중앙은행·국책은행 등이 중심이었다. 독일의 경우 2014년 다임러AG, 2019년 BMW가 각각 판다본드를 발행한 사례가 있다.


중국은행간시장거래상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등록된 판다본드 발행액은 754억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제개발기구 발행액은 115억위안으로 27.8% 늘었다. 중국 매체는 "현재 판다본드를 발행한 해외 기관은 45곳으로 발행총액은 2964억5000만 위안"이라고 전했다.

jj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