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소비심리 회복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 강세
명품·자체 브랜드 두자릿수 성장
소비경기 둔화 현실화는 우려
의류업계가 리오프닝 기조에 3·4분기에도 호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소비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875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0.6%, 영업이익은 71% 각각 증가했다. 사상 최대 3·4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와 자체 패션 브랜드의 수요가 지속되며 견고한 실적을 이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상품의 정상가 판매율이 높아지면서 이익이 크게 증가했는데, 올해 3·4분기까지 누계 이익은 96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치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연간 영업이익은 920억원이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명품 브랜드가 매출을 이끌며 패션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 매출은 20% 증가했으며, 캐시미어 등 고급 니트웨어를 주력으로 선보이는 일라일은 매출이 50.5%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리오프닝 이후 패션과 화장품 등에서 견고한 수요가 이어지며 좋은 실적을 거뒀다"면서 "경제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비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도 올해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41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2% 늘었다.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했다. 한섬 관계자는 "상반기에 이어 온·오프라인 성장세가 지속된데다 프리미엄 남성복·여성복 판매가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채널별 매출액 성장률은 온라인 5%, 오프라인 18%로, 오프라인 채널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국내 백화점 의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 브랜드가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MLB와 디스커버리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F&F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F&F의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4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4억원으로 45% 늘었다. F&F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성적이 특히 좋다. 중국 MLB 점포는 지난 9월 말 이미 800개를 넘어섰는데 내년 점포수가 1000개를 넘어서며 점포 성장률이 20%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올 3·4분기 전년동기 대비 25.6% 증가한 47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70.6% 증가한 290억원을 기록했다.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 '신명품'으로 불리는 수입브랜드 판매 호조 덕분이다.
다만, 올 하반기 이후 내년부터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경기 둔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역기저에도 불구, 의류 업체들이 10%의 성장률을 이어간다면 우려 완화 및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겠다"면서도 "다만 추가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소비경기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시장 위축, 가처분소득 저하, 해외여행 증가 가능성 등은 중장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소비경기 둔화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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