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 심화… ‘난방수요 확대’ 겨울이 고비 [이슈 분석]

국내 경유·휘발유 가격차 L당 230원
유럽발 천연가스 공급 대란에 경유 수요 급증하며 가격 상승
겨울 다가올수록 가격 더 오를듯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 심화… ‘난방수요 확대’ 겨울이 고비 [이슈 분석]
13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휘발유·경유 가격표. 연합뉴스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 심화… ‘난방수요 확대’ 겨울이 고비 [이슈 분석]
유럽발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유 공급부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가게 되면 경유 공급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주유소의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유-휘발유 가격차 38달러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제 경유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54달러 오른 134.8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날 국제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7달러 상승한 96.25달러로 경유와 휘발유간 가격차는 38.64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으로 경유 쇼티지(부족현상)가 발생하며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 격차는 지난 9월 20일 이후로 줄곧 3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휘발유, 경유 가격은 국내 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 경유의 선행지표다. 11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3원 내린 L당 1659.6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유 판매가격은 5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주보다 12.8원 오른 1884.5원이다. 경유와 휘발유의 L당 평균 판매 가격 차이가 200원 이상이 나는 역전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유가격과 휘발유 가격차가 많아야 배럴당 3~4달러 수준이었다"면서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발 가스 공급우려가 크게 불거지고 그 대체제로 경유 수요가 급등하면서 휘발유보다 국제시장에서 30~40달러 높게 거래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 난방수요 변수…경유 쇼티지 지속 전망

특히 최근 한달여 간 전 세계적인 경유 공급부족이 심화된 상태다. △프랑스 파업 및 12월 유렵연합(EU)의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와 내년 2월 석유제품 금수조치로 유럽의 재고 비축 움직임 강화 △글로벌 석탄 가격 초강세로 석탄에서 가스·경유 등으로 발전원 전환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부족한 정제설비와 재고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 10월 7일에는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가격차가 사상 최대인 51.67달러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9월까지 사상 최대 수출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역할을 했던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10월초 하루 700만배럴 수준이었던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11월 초에는 하루 553만배럴로 21%가 줄었다.


문제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게 될 경우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가스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겨울철 난방 대안으로 연료용 경유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아직 동절기가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유 수급이 더욱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돼 경유 가격이 내려올 가능성은 낮다"면서 "글로벌 정유사들이 경유 수요가 늘다보니 휘발유와 윤활유 대신 경유 공급을 늘렸고, 이 때문에 휘발유와 윤활유 가격도 오르는 나비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