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달 남았는데 지지부진
철광석 가격 하락·수입물량 확대
조선업계 "가격 대폭 인하해야"
철강업계는 인하폭 최소화 사활
올해가 한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아직도 하반기 선박용 후반 가격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석 가격 하락으로 후판 가격 인하에는 공감대를 보이지만 인하 폭을 놓고 양측간 줄다리기 국면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가격 하락 공감대…관건은 인하 폭
15일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면서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철광석 가격은 중국 수입(CFR)기준 t당 95.3달러까지 내려왔다. 연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3월 162.75달러로 연고점을 찍었던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철광석 가격이 안정된 상황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최근 국내산 후판보다 저렴한 수입산 후판 수입량도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주로 일본과 중국에서 들여오는 누적 후판 수입량은 약 129만2220t으로 전년 동기(66만5429t)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관건은 '인하 폭'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t당 20만원 수준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철강업계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8월에 마무리된 것과 비교해 3개월 넘게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조선·철강업계, 뚜렷한 입장차
조선업계의 경우 그동안 잇따른 후판 가격의 인상으로 수천억원의 비용을 감내한 만큼 후판 가격을 대폭 인하해 수익 개선을 노리겠다는 분위기다. 특히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결과가 4·4분기 흑자전환 여부 등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조선업계 수익성과 직결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간 조선업계가 적자를 내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후판 가격 인하 정도에 따라 흑자 폭이 커질 수 있다"며 "수입산 후판도 공급되는데 후판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은 아니라 인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킹달러' 영향, 포항제철 침수 피해 등으로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며 후판값 인하 폭 최소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올 3·4분기 실적은 작년에 비해 저조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이 채 되지 않았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앞으로도 철강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철강업계가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4·4분기에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철강 수요도 더 줄어든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조선업계의 수주 잔고가 늘어나면서 후판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격 협상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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