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야디, 샤오펑, 지리 등 SiC 업체와 협약, A주 관련 산업도 투자 늘려
- 美반도체 공급망 막히면서 새로운 탈출구 모색, 성과는 미지수
비야디(BYD) 전기차 한.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력 반도체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비야디(BYD), 샤오펑, 지리 등 중국 자동차 업체가 SiC 업체와 잇띠라 협약을 추진하고 중국 증시 A주 기업들도 관련 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공급망이 막히면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SiC 시장도 미국·일본·유럽연합(EU)이 지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0일 증권시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3세대 반도체 소재인 SiC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인피니언은 상하이자동차그룹·폭스바겐그룹과 울프스피드는 제너럴모터스·폭스바겐그룹과 각각 협력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SiC 기술 분야에서 20년 이상 축적된 경험을 가진 전력 반도체 업체라고 홈페이지에 소개하는 독일 기업이다. 울프스피드는 글로벌 SiC업체로 알려져 있다.
또 △중국 전기차 판매 1위 비야디는 SiC 웨이퍼를 연구개발·생산·판매하는 톈커허다와 △중국 최대 민영자동차그룹인 지리자동차는 일본 로옴(ROHM)과 SiC 분야에서 각각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 3대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SiC 반도체 개발업체인 잔신전자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A주 SiC 관련 산업에도 자금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발광다이오드(LED) 칩 업계 1위인 산안광전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는 신에너지차 업체와 SiC 칩에 대한 ‘전략적 구매 계약’을 지난 8일 체결했다. 조달 규모는 38억 위안(약 7158억원)에 달한다.
올해 7월에는 전력소자 2위의 스란웨이전자가 SiC 파워디바이스 생산라인 건설 프로젝트를 정식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15억 위안을 들여 6인치 SiC 바워디바이스 칩 생산능력을 연간 14만 4000개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시다이전기도 4억 6000만 위안을 투자해 기존 SiC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중국에선 SICC(상둥톈위에), 톈커허다, 둥광크리스털, 중커강옌 등의 SiC 제품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고 증권시보는 설명했다.
증권시보는 ‘2022년 3세대 반도체 전력 응용시장 분석 보고서’를 인용, 점점 더 많은 자동차 회사가 전기 구동 시스템에 SiC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차량용 SiC 전력소자 시장 규모는 올해 10억 7000만 달러에서 2026년 39억 4000만 달러(약 5조 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SiC 시장을 미국, 일본, EU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관련 산업의 한계로 지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욜(Yole) 데이터에 따르면 울프스피드, 인피니언, 로옴의 시장 점유율은 90%이며 이 가운데 울프스피드는 SiC 기판의 주요 공급업체로, 웨이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iC가 전력 반도체의 일종인 IGBT(고전력스위치용반도체)를 완전히 대체하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관련 산업의 성장을 제한한다.
선전대 마이크론전자연구원 및 반도체제조연구원장인 왕쉬진 원사는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IGBT를 SiC가 일부 대체하고 있지만 모두 바꾸는 것은 개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은 항상 가성비를 추구하기 때문에 IGBT와 SiC는 상호보완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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