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초대형 악재 … 주장 하주석 음주운전
내년 최소 반 시즌 출전 정지... 최악의 경우 방출 가능성도
문현빈, 마무리캠프서 눈에 띄는 존재감 … 향후 주장감 평가
이민준, 한화가 평가한 2022년 최고의 유격수 자원
내야 신인 육성 시계 더욱 빨라질 전망
[파이낸셜뉴스, 대전=전상일 기자] 비상을 꿈꾸던 한화 이글스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주장 하주석이 음주운전으로 내년 시즌 이탈이 불가피하다. 구단은 20일 오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하주석의 음주운전을 보고했다. KBO의 징계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최소 반 시즌 이상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KBO 징계와 무관하게 팀에서 결단을 내릴 경우, 더 이상 하주석은 한화 유니폼을 입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시즌 중 '헬멧 항의'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어 그럴 가능성이 솔솔 나오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하주석, 퇴단 가능성도 솔솔 (출처 : 연합뉴스)
이제 플랜B로의 전환은 필수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FA다. 김상수(삼성) 등 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매물이 있다.
하지만 한화는 하주석이 아니더라도 공수 약점이 뚜렷하다. 메워야할 빈자리가 너무 많다. 하주석 공백에만 집중 할 수 없는 이유다.
투수 쪽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대전왕자’ 문동주(19)를 비롯한 2023 신인드래프트 최대어 김서현(18), 남지민(21), 한승주(21), 김기중(20), 김규연(20) 등 가능성이 보이는 새싹들이 자라고 있다. 아직 세기가 부족하지만, 좋은 자질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여기에 내년 시즌 최대어 장현석(17, 마산용마고 2학년)도 가시권이다. 현 시점 압도적인 선두를 내달리고 있는 초고교급 유망주다.
하지만 야수 쪽은 현재도, 미래도 아쉽다. 18일 대전 마무리캠프 현장에서 만난 한화 이글스 관계자는 “사실, 노시환은 우산 효과를 받아서 더 강해져야 하는 선수다. 하지만 우리 팀은 노시환이 우산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타선의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화는 포지션 불문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포지션 중복같은 것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타자 쪽에 힘을 싣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무리 캠프에서 주목받는 신인 문현빈(한화이글스)
한화가 점찍은 대형유격수 자원 이민준(출처 : 한화 이글스)
FA가 현재라면 신인은 미래다. 한화로서는 FA와 별개로 야수 쪽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시급했다. 지금부터 담금질을 시작해야 몇 년 후 야수 기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아니더라도 계속 하주석(28), 정은원(22) 등만 바라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승부수는 문현빈·이민준(18, 한화이글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선수는 김서현 외에는 문현빈이다. 문현빈은 북일고에서도 주장이었고, 대표팀에서도 주장이었다. 마무리 캠프에서도 성실하고 근성 있는 자세로 코칭스테프의 사랑을 받고 있다. 차세대 주장감이라는 평가다. 본업은 2루수지만, 유격수로도 충분히 활용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민준은 공수를 갖춘 장신 유격수다. 손목 힘이 탁월한데다, 수비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운동능력도 좋다. 아직 영글지 않았지만, 잘 만들면 크게 터질 수 있는 자원이다. 두 명 모두 내년 백업으로라도 1군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회의를 하는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팀/사진=fnDB
한화 이글스 마무리 캠프에서 만난 정민혁 스카우트 파트장은 이들이 아니었다면 한화의 선택은 투수였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다만, 내야수가 절실히 필요한 구단이 한화 바로 앞 순번에 있었기 때문에, 이들을 뽑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빨리 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플랜B를 짰던 터였다.
정 파트장은 “
스카우트는 팀의 미래를 봐야 하는 직업이다. 우리가 보지 않으면 아무도 미래를 봐줄 수가 없다. 문현빈은 2루, 이민준은 유격수 쪽에서 올해 최고의 자원이라고 봤다. 특히, 이민준은 지금은 아쉬워도 공격력, 체형, 수비력 등에서 대형 유격수가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들의 활약을 지켜봐 달라”라고 힘줘 말했다.
이런 사태를 예건한 것은 결코 아니다. 바랐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의도야 어쨌든 한화의 육성 시계는 급속히 빨라 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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